세계의 명시

달 밤...........아이헤도르프

바보처럼1 2007. 3. 25. 16:35

<달 밤>....................아이헨도르프

The Moon Night

 

마치 하늘이

땅에 조용히 입맞춤하며

땅이 아연한 꽃 빛 속에서

이제 하늘을 향해 꿈꾸지 않은 수 없는 듯.

 

바람이 들판을 스쳐 지나가면

이삭들은 조용히 물결쳤고

숲은 나즉이 속삭였다

그처럼 별도 또렷했던 밤.

 

나의 영혼은 활짝 나래를 폈고

마치 집으로 날아가듯

조용한 대지를 지나 날아갔다.

 

 

<산에서>

On the Mountain

 

저 산기슭 오막살이에서 살고 있었던

사랑하는 사람은 무덤으로 가 버렸고

둘이서 소꼽장난 하며 즐거이 뛰놀던

그 앞에 서 있던 나무만이 남아 있다.

 

언제나 그 집을 보지않고 못 견디어

보아도 눈물때문에 잘 보이지 않으니

아, 나도 산기슭으로 내려가서는

그곳에서 홀로 살다 죽고 싶어라.

 

*아이헨도르프(Joseph von Eichendorff, 1788-1857): 독일 낭만파 서정시인,작가. 낭만파 시인들과 어울리며 영혼과 자연과의 교감에서 오는 즐거움을 즐겨 노래했다. 시집<부서진 가락지>등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