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메리 초워드에게............바이런

바보처럼1 2007. 3. 25. 15:31

<메리 초워드에게>.................바이런

       To Mary Choward

 

오, 추억이여 더는 나를 괴롭히지 말라.

지금 모든 것은 구름에 덮여

미래도 행복의 꿈도 내게는 사라졌다.

연민 속에 과거만이 남았노라.

 

이미 떨쳐버려야할 그대 모습들이

어찌하여 다시금 떠 오르는가.

이미 내게서 사라져간 행복의그림자

어찌하여 숨결이 되살아 나는가.

 

지난날의 기쁨은 오늘의 괴뇌를 더하며

슬픔에 보다 더한 뉘우침이 겹쳐

오, 후회도 희망도 덧없는 것

오직 바라노니-- 나에게 망각을 주소서,

 

 

<이제는 더 이상 헤매지 말자>

       Let Us Don't Wander never more

 

이제는 더 이상 헤매지 말자

이토록 늦은 한밤 중에

지금도 사랑은 가슴 속에 깃들고

지금도 달빛은 훤하지만.

 

칼을 쓰면 칼집이 헤어지고

정신을 쓰면 가슴이 헐고

심장도 숨 쉬려면 쉬어야 하고

사랑도 때로는 쉬어야 하니.

 

밤은 사랑을 위해 있고

낮은 너무 빨리 돌아오지만

이제는 더 이상 헤매지 말자.

아련히 흐르는 달빛 사이를... .

 

 

 

<시용성>

    on the Castle of Chillon 정

 

속박할 수 없는 마음의 영원한 정신이여!

가장 찬란히 감옥에서, 자유여! 너는 빛난다.

거기에선 너의 집이 심장이기에--

너에 대한 사랑만이 속박할 수 있는 심장

그래서 너의 아들들이 족쇄와

습기찬 지하 감방의 햇살 없는 어둠 속에서 속박당할 때

그들의 조국은 그들의 순국으로 승리하고

자유의 명성은 온 누리에 퍼진다.

시용이여! 너의 감옥은 성스러운 곳

네 슬픈 바닥은 제단(祭壇)이다--

보니발의 발걸음이, 네 바닥이 흙인 것처럼

닳아빠지 자국을 남겼기에!

아무도 이 자국 지우지 말라!

그 발자국들은 폭정에 대항하여 신에 호소하므로.

 

<울어라,바벨론 강가에서>

      Cry, at the River Bavelon

 

울어라, 바베론 강가에서 운 이를 위해

그 사당은 무너졌고, 나라는 꿈으로 남았다.

울어라, 깨어진 유대의 거문고를 위해.

애도하라--신의 땅에 이방인이 산다.

 

어디서 피 흐르는 발을 씻으랴 그들은.

아, 어느 날 하늘 소리에 가슴 떨린

유대 노랫가락이 기쁨을 실어다 주랴.

 

유랑의 발길과 슬픔 안은 백성.

유랑에서 안식을 얻을 날은 어제인가.

비둘기는 둥지가 있고 여우는 굴이 있으며

사람에겐 나라 있으나 그들에겐 무덤일 뿐.

 

 

 

<말고 잔잔한 레만호여>

     Clear Placid Leman

 

1

티없이 맑은 잔잔한 레만호(湖)여!

그대를 우리들의 거칠은 인생살이와 비할 때

그대의 고요함은 깨우쳐 주네, 괴로운 세상의 풍파를 버리고

맑은 샘물이 되라고.

이 조용한 배의 돛은 잠잠한 날개인양

나의 마음을 번민의 바깥으로 이끌어주네.

지난 날 나는 사나운 바다를 사랑했건만

지금 이 부드러운 물결소리는

정녕 내 누님의 정다운 목소리 같이

격렬한 쾌락에 마음 끌리는 나를 훈계하누나.

 

2

밤의 정적이 잦아들고

호수 기슭과 산 사이에 깔린 어둠은

어둡지만 맑고 잔잔히

만물을 부드럽게 감싸고

눈에 덮인 드높은 봉우리

치솟는 유라봉(峰)만이 거무스럼히 보이는구나.

다가가면 호숫가에 피어난 꽃들이

청초하게 정기(精氣)를 숨쉬고

귓전을 울리는 것은 삿대젓는 나직한 물소리와

깊은 밤을 알리는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노라.

 

 

 

<여인에게>

To a Woman

 

여인이여! 경혐이 내게 말해 줄 수 있었을 거다

너를 바라본 사람은 누구나 사랑에 빠진다고.

참으로 경험을 가르칠 수 있었을 거다

네 아무리 굳은 맹세도 물거품 같다는 것을.

하지만 너의 온갖 매력 앞에 서면

나는 모든 것을 잊고 그대를 찬양하게 되는구나.

오, 회상이란 최고의 축복-- 아직 희망이 있어

그대 내것이라고 생각할 땐 참으로 기쁘지만

희망이 깨어져 정열도 가시면

애인들은 한결같이 그 회상을 저주하고 만다.

여인은 아름답고 정겨운 거짓말장이

그러기에 풋나기 젊은이들은 여인을 곧 믿게 되리라

그 푸르게 빛나는 눈동자를

혹은 까맣게 반짝이는 그 눈동자를

혹은 또 암갈색 눈썹 아래 부드럽게 빛나는 그 눈동자를

처음 볼 때는 가슴이 마구 고동치고

그 하나하나의 약속은 당장 믿어지며

기꺼이 다짐하는 그 언약을 성급히 믿고 만다.

어리석게도 그것이 영원히

변함 없으리라 믿고야 만다.

그러나 보라, 여인은 하루 사이에 변하니

영원한 진리는

<여인이여, 그대의 맹세는 모래 위에 찍어 놓은 것>

이 한 마디 뿐.

 

 

 

<앨범에 적은 비망록>

       Lines Written in an Album

                                  -말타섬에서-

묘비명의 이름이

방랑자의 발길을 멈추게 하듯

그대 혼자서 앨범을 넘기다가

내 이름 그대 애수에 가득찬 눈길을.

 

세월이 가고 그 먼 훗날

어쩌다 그대 내 이름을 읽게 되면

죽은 이를 되새기 듯 나를 기억에 떠올려 주오

아니 내 마음이 이 책 갈피마다

잠들어 있음을.

 

 

 

<"어떻게 사랑하게 되었냐"고 묻기에>

      on being Asked What was the "Origin of Love"

 

"어떻게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느냐!"

아 그것을 내게 묻다니 가혹하군요

그 많은 눈길을 읽으시고도.

그대를 보는 순간 인생이 시작된 것을...

 

더구나 사랑의 종말을 알고저 하심인가요

미래가 두려워 마음은 늘 제자리지만

사랑은 말없이 끝없는 슬픔 끝을 헤매이며

숨지는 그날까지 살아 있는 것을...

 

 

 

<카털리스를 본따 엘렌에게>

       Lmitated from Catullus, To Ellen

 

오! 그대의 불타는 눈에 입 맞추리라.

천만 번 입맞춰도 사랑의 불꽃은 솟네.

나의 입술은 언제까지 환희에 젖어

한 번 키스하는 동안에 긴 세월이여 흐르라.

언제까지 내 마음은 흡족하지 않아

마냥 키스하며 그대를 포옹하리라.

나의 키스를 방해할 아무 것도 없나니

오! 언제까지나 입맞춤을 계속하리라.

고개 숙인 황금빛 이삭 그 무수한 씨앗보다도

더 많은 키스를 나는 하리니

우리를 떼어놓으려는 짓은 헛수고일 뿐.

 

 

*바이런(George Gordon Byron, 1788-1824): 영국의 유명한 낭만파 시인으로 영웅주의적,자유주의적 정열적인 애정시를 썼다. "어느 날 아침 눈으 뜨 보니 갑자기 유명해졌다"는 그의 말은 유명한 일화롤 남아있다. 시집<차일드 해럴드의 편력><돈 주안><만프렛>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