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감 각......랭보

바보처럼1 2007. 4. 11. 21:09

<감 각>

       Sensation

 

여름의 아청빚 저녁, 보리 날 찔러대는

오솔길 걸으며 잔풀을 밟노라면

꿈꾸던 나도 발밑에 신선함을 느끼리.

바람은 내 맨 머리를 씻겨 줄 것이구.

 

아무 말도 않고 생각도 않으리라

그래도 끝없는 사랑 넋 속에 차오르리니

방랑객처럼, 멀리 멀리 나는 가리라.

여인 데리고 가듯 행복에 겨워, 자연 속으로.

 

 

<나의 방랑(환상)>

       Ma BohemE(Fantaisie)

 

나는 나아갔지, 터진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고

양복 저고리는 관념적이 되었어

시신(詩神)아, 나는 하늘 밑을 걸어가는 너의 충신.

오,랄랄라. 나는 얼마나 멋진 사랑을 꿈꾸었느냐.

 

단벌 바지엔 구멍이 났지.

꼬마 몽상가는 길에서 운율을 훑었지.

내 주막은 큰곰 별자리에 있었어.

하늘의 내 별이 부드럽게 살랑거렸지.

 

길가에 앉아 나는 들었어.

9월의 멋진 저녁소리를.

이마엔

이슬방울 떨어졌어, 힘 솟게 해주는 술같이.

 

환상적인 그림자 속에서 운을 맞추며

가슴 가까이 발을 대고 나도 리라타듯

내 터진 구두의 끈을 팽팽히 잡아 다녔지!

 

 

*랭보(Jean Arthur Rimbuaud, 1854-1891);말라르메, 베를레에느 등과 견줘지는 프랑스의 상징파 시인.조숙한 천재로 16세에 화려하게 데뷔해서 베를레에느와 추문을 일으키고 시집<지옥의 한계절>완성후 19세에 붓을 꺾고 탐험과 유랑 끝에 37세로 요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