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조용히>
Silently, Silently...
조용히 조용히 더 조용히
그대의 품에 나를 안아 주라
뜨거운 이마와 시달린 이 두 눈을
그대만은 나에게 있어 반가운 여명
오직 그대의 손에 새벽의 애무가 있고
그대의 정다운 말에 새벽의 빛이 있다.
이리하여 나는 번뇌를 잊고 회한을 잊고
나날의 일에 되살아난다.
<지금은 좋은 때>
It's Good Time
지금은 좋은 때 램프 켜질 때
모든 것이 이토록 고요하고 편안한 이 밤
떨어지는 깃털 소리마저
들릴 듯한 정적.
지금은 좋은 때 가만가만히
사랑하는 이 오는 때
산들바람처럼
가만가만히 천천히.
사람은 처음에 아무 말도 않는다 그러나 나는 듣는다
그 영혼을 나는 잘 알고 있어
별안간 빛이 솟아나는 것을 보고
그 눈에 입맞춘다.
지금은 좋은 때 램프 켜질 때
고백이 온 종일 한 쪽 몸 속에서 생각하고 있었다고
깊은 그러나 투명한 마음 바닥에서
떠오를 때.
그리하여 서로 평범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뜰에서 주은 과일 이야기며
파란 이끼 속에서
피어난 꽃의 이야기.
그리고 헌 설합 속에서
우연히 찾아낸 옛 편지
희미하게 지워진 아련한 말의 추억에
마음은 순식간에 꽃이 피고 감동에 젖는다.
*베르아렝(Emile Verhaeren, 1855-1916);벨기에 시인.법과대학을 나와 브뤼셀에서 변호사 개업.상징파 시인들과 사귀면서 첫 시집<플랑드르 풍물지>를 발간,이어 많은 시집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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