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을>
Autumn
가을 밤의 차거운 감촉ㅡ
나는 거닐다가
붉게 탄 얼굴의 농부와도 같은
불그레한 달이 울안을 넘실대는 걸 보았네.
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리고 별들은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네
마을 아이들처럼 하얀 얼굴로.
<부두 위>
on the Wharf
한밤중 고요한 부두 위
밧줄 드리운 높은 돛대 끝에 달이 걸렸고
그렇게 먼 것은
놀다 잃어버린 어린이의 풍선뿐이다.
<방 죽>
The Embankment
한때, 나는 바이올린을 켜는 솜씨에 황홀해 하며
딱딱한 포도(鋪道)위 빛나는 황금의 발꿈치에 홀린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따사로움만이 시(詩)의 원천임을 안다.
오 하나님, 별이 좀 먹은
하늘의 낡은 담요자락을 걷어 주옵소서
나는 그것을 접어 몸에 두루고 편히 눕겠읍니다.
*휴움(Thomas Ernest Hulme, 1883-1917):영국의 비평가,문인. 켐브리지에서 철학을 수학.에즈라 파운드를 중심으로 한 이미지즘 운동의 지도자이며 사상적 배경을 이루었는데 제1차 대전에 충정하여 전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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