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잊어 버려요.........티즈데일

바보처럼1 2007. 4. 22. 19:57

<잊어 버려요>

       Let It be Forgotten

 

꽃이 잊혀지듯 잊어 버려요

한때 눈부시게 타오르던 불꽃을 잊듯

영영 잊어 버려요

세월은 고마운 벗, 우리를 늙게 하지요.

 

누가 혹시 묻거든 이르시구려

먼 옛날에 잊었노라

꽃처럼 불길처럼 잊혀진 눈길 위에

지워진 발자국처럼 잊었노라.

 

 

<기 별>

      Tidings

 

밤중에 나는 누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읍니다.

멀리 멀리서 들려오는

번개불처럼 빠른ㅡ.

오ㅡ 그것은 내 이름이었읍니다. 내 이름 이었읍니다.

 

내가 들었던 것은 당신의 목소리였읍니다.

당신은 가시지 않고 나를 생각해 주셨읍니다.

그래 나는 이런 말을 돌려 보내드렸읍니다.

<알았읍니다.><알았읍니다.>

 

 

<나는 모르리>

       I Shall Not Care

 

내가 죽어 영원히 잠들면

눈부신 4월은 와서 비 맞은 머리칼 흔들어대고

그대 낙심하여 내게 쓰러져 통곡해도

나는 모르리라.

 

비 맞아 나뭇가지가 고개 숙일때

잎새 우거진 나무처럼 나는 평온하리라

그대 지금 말없이 냉정함 보다

나는 한결 더 말없이 냉정하리라.

 

 

<황 혼>

       Twilight

 

지붕 위에 꿈결 같은

차디찬 봄비 내리네

외로운 나무 위에

한 마리 새 울고있네, 울고 있네.

 

땅 위에 시나브로

밤의 날개 내리네

내 마음도 나무 위에 새마냥

홀로 울고 있네, 울고 있네, 울고 있네.

 

 

<아말피의 밤 노래>

       Night Song of Amalfi

 

별들이 총총한 하늘에 물어보았네

내 님에게 무얼 드릴까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듯

하늘은 아무 말 하지 않았네.

 

깜깜한 바다에 물어보았네

어부들이 나아가는 곳을

그러나 바다는 말이 없었네.

입 다물고 있으라는 듯.

 

아 눈물이라면 님에게 드릴 수 있으련만

노래라면 님에게 불러 드리겠지만

내 어이 침묵으로 살란 말인가

기나긴 한평생을.

 

 

*티즈데일(Sara Teasdale, 1884-1933): 미국의 여류 시인으로 그녀의 섬세하고 감미로운 서정시는 1차대전 전후의 미국인들의 절찬을 받았다. 소월의 시를 연상시키는 서정시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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