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 버려요>
Let It be Forgotten
꽃이 잊혀지듯 잊어 버려요
한때 눈부시게 타오르던 불꽃을 잊듯
영영 잊어 버려요
세월은 고마운 벗, 우리를 늙게 하지요.
누가 혹시 묻거든 이르시구려
먼 옛날에 잊었노라
꽃처럼 불길처럼 잊혀진 눈길 위에
지워진 발자국처럼 잊었노라.
<기 별>
Tidings
밤중에 나는 누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읍니다.
멀리 멀리서 들려오는
번개불처럼 빠른ㅡ.
오ㅡ 그것은 내 이름이었읍니다. 내 이름 이었읍니다.
내가 들었던 것은 당신의 목소리였읍니다.
당신은 가시지 않고 나를 생각해 주셨읍니다.
그래 나는 이런 말을 돌려 보내드렸읍니다.
<알았읍니다.><알았읍니다.>
<나는 모르리>
I Shall Not Care
내가 죽어 영원히 잠들면
눈부신 4월은 와서 비 맞은 머리칼 흔들어대고
그대 낙심하여 내게 쓰러져 통곡해도
나는 모르리라.
비 맞아 나뭇가지가 고개 숙일때
잎새 우거진 나무처럼 나는 평온하리라
그대 지금 말없이 냉정함 보다
나는 한결 더 말없이 냉정하리라.
<황 혼>
Twilight
지붕 위에 꿈결 같은
차디찬 봄비 내리네
외로운 나무 위에
한 마리 새 울고있네, 울고 있네.
땅 위에 시나브로
밤의 날개 내리네
내 마음도 나무 위에 새마냥
홀로 울고 있네, 울고 있네, 울고 있네.
<아말피의 밤 노래>
Night Song of Amalfi
별들이 총총한 하늘에 물어보았네
내 님에게 무얼 드릴까고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듯
하늘은 아무 말 하지 않았네.
깜깜한 바다에 물어보았네
어부들이 나아가는 곳을
그러나 바다는 말이 없었네.
입 다물고 있으라는 듯.
아 눈물이라면 님에게 드릴 수 있으련만
노래라면 님에게 불러 드리겠지만
내 어이 침묵으로 살란 말인가
기나긴 한평생을.
*티즈데일(Sara Teasdale, 1884-1933): 미국의 여류 시인으로 그녀의 섬세하고 감미로운 서정시는 1차대전 전후의 미국인들의 절찬을 받았다. 소월의 시를 연상시키는 서정시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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