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기업 공병호경영연구소의 공병호 소장은 개인 브랜드를 대표하는 이들 중 맨 앞줄에 서 있다. 강연과 저술 활동에 열심인 공 소장의 사무실은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아파트에 있다. 직원 15명에게 봉급을 주고 있지만 모두 ‘아웃소싱’ 형태여서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은 없다. ◆글쓰기는 지적 쾌감의 발산 통로=사람들과 골프 약속은 고사하고 술과 담배를 하지 않으면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공 소장 얼굴은 맑았다. 맑은 얼굴과 젊은 혈기, 지치지 않는 열정은 그를 상징하는 단어로 보였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고 하는 일에 만족합니다. 저의 신념을 팔고 사람들이 호응해 줘 가능한 일입니다.” 그는 그나마 스트레스가 쌓이면 집에 들여놓은 운동기구를 활용해 땀을 뺀다. 공 소장은 자신을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지만,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지적 호기심으로 가득 찬 사람이다. 당장 1년에 300번이 넘는 각종 강연을 하려면 끊임없이 지식에 탐닉해야 할 것이다. “독서는 강연을 원활히 하고 지적 갈증을 해소하는 원활한 통로이고, 강연과 글쓰기 활동으로 지적 쾌감을 발산합니다.” 그는 지적인 균형이 깨지면 개인적으로 매우 허탈감을 느낀다. ‘고객 성공을 위한 무한 가치 창출의 조력자’를 자임하는 그에게 본업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강연과 저술 활동, 방송 출연, 경영자문이 업무 영역입니다. 그 중에서 강연이 본업이지요.” 강연에 집중하면서도 그는 ‘10년 후 한국’(해냄)과 ‘공병호의 10년 후 세계’(해냄), ‘공병호의 독서노트’(21세기북스) 등 60권이 넘는 책을 썼거나 번역했다. 두 달에 한 종을 내놓는 편이어서 100권 저술도 머지않아 보인다. 그러나 그는 결코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 자신이 쌓은 명성은 과거의 일일 뿐으로 여기고, 현재는 언제나 미래를 위한 투자로 활용한다. 올해 내놓을 책 계획도 이미 세워 두었다. 공 소장은 당장 4월 아동용으로 ‘10년 후 한국과 세계’를 설명하는 책을 내놓는다. 7월에는 ‘10년 후 세계에 대한 제안과 주장’을 담은 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자신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10년 후’ 시리즈의 결정판인 셈이다. 그가 ‘10년 후’ 시리즈를 저술한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2000년 토머스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창해)를 접한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미래학자 프리드먼이 오늘날을 규정하는 거대담론으로 세계화를 지목하고, 세계화는 결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설명이 가슴에 와닿았다. 프리드먼의 시각은 한국에 대한 일종의 경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독자가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읽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시각에서 ‘10년 후 한국과 세계’를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독서 후 지식을 적극 활용한다. 그동안 읽은 책들이 수천권은 족히 돼 저술에 많은 도움이 된다. 사색하다 보면 곧잘 쓰고픈 주제가 떠오른다. 주제를 잡은 뒤에는 이동 중에 전체적인 집필 구상을 마친다. “주제를 정하고 50∼60개 정도의 소제목을 뽑아냅니다. 강연 등 외부 활동이 끝나고 집에 들어와 곧장 글을 써내려가지요.”
마치 ‘스파크’라도 일어난 것처럼 흥분감 속에서 밤새 영문 서적을 탐독했습니다.” 살다 보면 단 한 권의 책이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 수도 있다는데, 공 소장에게는 하이에크의 책이 그러한 역할을 한 모양이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의 ‘21세기 사전’(중앙M&B)과 일본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의 ‘보이지 않는 대륙’(청림출판), 동기부여 선도자인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백만장자 코드’(삼진기획), 경영사상가 톰 피터스의 ‘미래를 경영하라’(21세기북스), 자기계발가 맥스웰 몰츠의 ‘성공의 법칙’(비즈니스 북스)도 그의 지적 영역 확대를 도왔다. 인문학적인 글에 대한 갈증도 심한 편이다. 소설가 복거일의 글들은 그 갈증의 해소 통로로 활용된다. “복거일 선생은 나름의 철학으로 한국 사회를 진단해 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시대의 화두를 읽고 그 흐름을 선도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저자입니다.” 그러고 보면 그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은 저자는 없는 것 같다. 공 소장은 지적 호기심으로 무장한 ‘21세기형 르네상스인’이 되고 싶어한다. ◆경제 경영서를 읽는다=그러나 그에게 책을 읽은 뒤에 활용하지 못하면 제대로 된 독서가 아니다. “책을 사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독맹(讀盲)’이나 다름없어요. 책을 읽은 뒤 삶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화려한 영상매체에 빠져드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유독 권하는 책이 CEO들의 평전이다. “경쟁이 중요한 21세기에 경제서를 읽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또 인생의 가르침이 있는 전기를 읽지 않고는 삶을 제대로 모르게 되지요. 그런 점에서 CEO들의 평전이 이 두 목표를 일시에 해결하는 좋은 책들입니다.
글 박종현, 사진 황정아 기자 bali@segye.com
그는 누구인가 공 소장은 1인기업의 창시자로 한국 ‘지식산업’ 시대의 당당한 선도자이다. 1997년 자유기업센터 창설을 진두지휘한 뒤 초대 실장을 맡으면서 한국 보수주의 싱크탱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사회 경제적인 논란이 있을 때마다 그는 자유주의의 이론적 기반 제공자로 적극 나섰다. 그러나 그에게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터넷업체 인티즌을 경영하면서 쓴맛을 보기도 했지만 끊임없이 미래를 준비해 왔다. 2001년 10월 ‘공병호경영연구소’를 창립해 지식과 정보, 네트워크의 생활화를 통해 조직에 의존하지 않는 개인 브랜드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공 소장은 자신을 가리켜 열정과 혁신, 개선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고 정의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성공에 대한 자신감은 그의 ‘성공시대’를 이끌어 온 주요 자양분이었다. 삼성 LG 국방대학원 등 각종 기업체와 단체에서 강연하며, 한 번 강의로 200만원을 받는다. 대졸 초임자 수준의 강연료이지만 기업들은 긴장감과 효과 만점인 그의 강연을 듣기 위해 두 달 전부터 예약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
2005.03.21 (월) 16: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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