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와 까마귀>
어느 날 제우스는 새들을 다스릴 군주를 임명하려고 지원자들을 물색한다는 내용의 포고를 내렸다. 지원자들이 지정한 날짜까지 그의 앞에 출두하면 제우스는 그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를 왕으로 뽑으려고 생각했다.
까마귀는 자신이 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까마귀는 새들을 다스려 보고 싶은 욕망을 버릴 수 없었다. 그리하여 까마귀는 자기 동료들에게서 떨어진 깃틀을 찾으려고 숲과 들을 헤맸다. 그리고 그 깃털들을 온몸에 꽂고 화려한 치장을 했다.
지정한 날짜가 되어 새들이 모였는데, 까마귀가 많은 깃털이 붙은 화렬한 옷을 입고 나타났으므로 제누스는 그를 왕으로 삼으려고 추대했다. 이것을 본 다른 새들이 분개하여 까마귀로부터 자신들의 깃털을 제각기 뽑아 냈기 때문에 왕으로 추천 받은 까마귀는 도저히 아름답다고 말할 수 없는 보통 까마귀가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