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탉과 족제비>
수탉 한 마리가 어는 날 족제비에게 자칫 잘못 걸려들어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족제비는 어떻게 해서든 그럴 듯한 이유를 붙여 수탉을 잡아먹으려고 이렇게 말했다.
"너는 한 밤중에 울어 사람들의 잠을 방해한다지? 그러니 잡아 넉어야겠다."
수탉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아니에요. 그건 오히려 사람들을 위한 거라고요. 사람들을 깨워서 일터로 내보내는 것이 저의 임무인 걸요."
그러자 족제비는 이번에는 다른 이유를 붙였다.
"하지만 너는 누이도 어미도 가리지 않고 멋대로 간통을 한다지? 그러니 잡아먹어야겠다."
수탉은 두 손을 모아 쥐며 말했다.
"그것도 바로 사람들을 위해 그러는 거랍니다. 그래야 알을 많이 낳잖아요."
족제비는 이제 더 이상 그럴듯한 이유를 붙일 것이 없게 되어 버렸다.
"그래 잘 알았다. 네가 모두 옳다는 걸 말이야.하지만 난 지금 배가 고프니 너를 잡아먹어야겠어.내가 배를 주릴 이유는 눈곱만큼도 없지.!
그리고는 족제비는 냉큼 수탉을 잡아먹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