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

참나무와 갈대

바보처럼1 2007. 8. 4. 21:13

<참나무와 갈대>

 

 키가 큰 참나무가 강둑에 자라고 있었다. 그 나무는 땅에 뿌리를 튼튼히 박고 하늘 높이 고개를 쳐들고 혼자 중얼거렸다.

 "나는 얼마나 힘이 센가! 아무도 나를 넘어뜰릴 수는 없다. 나는 다른 모든 나무들을 내려다보지."

 하루는 거센 폭풍우가 불었다. 그 무섭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람이 불어와 그 거만한 참나무를 부러뜨렸다. 와지끈 하고 나무 줄기가 부러지고, 모든 아름다운 가지들이 떨어지더니 나무는 강물 속으로 쓰러졌다. 물에 떠내려가면서 참나무는 강둑에 자라고 있는 어떤 갈대 옆을 지나게 되었다. 작은 갈대는 가냘프지만 오뚝하게 서 있었다. 그리고 동정의 눈초리로 부러진 나무를 바라보았다.

 "아, 갈대야. 그 거센 바람이 불었는데 너는 부러지지도 않고 상하지도 않았으니 어찌 된 일이냐? 너는 그렇게도 작고 약하고 나는 이렇게 강하고 당당한데도 말이다."하고 참나무는 말했다.

 "오! 가엾은 나무야."하고 갈대는 말했다.

 "바로 그것이 바람이 나를 해치지 못한 이유란다.나는 바람이 지나갈 때 몸을 얕게 굽혔지만 너는 뻣뻣이 서서 바람의 갈 길을 가로막으려고 했잖아. 아무도 바람을 막지는 못해. 바람은 부는 대로 꼭 가지만 거만하거나 고집 세지 않은 것은 해치려 들지 않거든."

'이솝 우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소와 개구리  (0) 2007.08.04
인간의 수명  (0) 2007.08.04
생쥐와 개구리와 매  (0) 2007.08.04
쥐와 고양이와 수탉  (0) 2007.08.04
개의 목에 걸린 방울과 장애물  (0) 2007.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