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꽃 같은 눈물

바보처럼1 2007. 8. 5. 09:35
[時의 뜨락]꽃 같은 눈물
노을이 지고 이윽고

밤이 다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언제인가 벌써 길섶의 풀잎들에

내려앉은 이슬, 이슬 방울들

갈잎으로 져야만 하는, 그러므로 안타까운

지는 잎새들의 맑은 눈물인가?

나는 무심결로도 저 맑은 잎새들의 눈물

밟으며 지날 수 없었다

남 몰래 소리죽여 밤새 피워낸 꽃 같은 눈물,

차마도 부끄러워 햇살에 반짝이며

눈물자위 지우는 잎새들

그래 너희의 그 꽃 같은 눈물

아침마다 눈부신 햇살로 거둬가서는

하늘에 반짝이는 별밭을 만들었을 게다

푸르도록 맑은 별들의 정화여!

나도 언제인가 꽃처럼 울어 보았으면

박남준 시집 ‘풀여치의 노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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