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는 것
가협 일대 밤나무숲이 하늘의 젖꼭지를 빨고 있다.
구릉 위에 걸친 달의 엉덩이를 베어먹고 대숲의 그림자를 삼킨다.
너는 싹 틔우는 일이 얼마나 잔인한가를 알겠구나.
목울대 가득한 울음으로 베갯머리를 적시고, 오오, 봄비야. 저 슬픔의 천근 천일염을 다 녹일 테냐. 솟구치는 건 외로운 일이란다, 차라리 청산의 무른 이마를 물어뜯을 일이다.
―장석주 신작시집 ‘붉디 붉은 호랑이’(애지)에서 |
2005.08.05 (금) 20: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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