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외롭다는 것

바보처럼1 2007. 8. 5. 12:54
 
[詩의 뜨락]외롭다는 것

외롭다는 것

가협 일대 밤나무숲이

하늘의 젖꼭지를 빨고 있다.

구릉 위에 걸친 달의 엉덩이를 베어먹고

대숲의 그림자를 삼킨다.

너는 싹 틔우는 일이

얼마나 잔인한가를 알겠구나.

목울대 가득한 울음으로 베갯머리를 적시고,

오오, 봄비야.

저 슬픔의 천근 천일염을 다 녹일 테냐.

솟구치는 건

외로운 일이란다, 차라리

청산의 무른 이마를 물어뜯을 일이다.

―장석주 신작시집 ‘붉디 붉은 호랑이’(애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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