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하늘길.........오세영

바보처럼1 2007. 8. 5. 13:23
 
[時의 뜨락]하늘 길
하늘길

오세영

걸어서 간다 하지만

앉아서 걷는 길도 없지는 않다.

천 년을 하루같이 앉아 있는 벼랑 끝 바위,

한 줄 한 줄

금으로 새긴 지도를 가슴에 안고

오늘도 먼 길을 가고 있구나.

벙어리여,

벙어리여,

귀머거리여,

천둥 벼락 맞아 내 가슴에도 금이 가면

그대 하늘 문 열어줄까.

스스로 깨어져야 비로소 눈을 뜨는

청맹과니여.

-신작시집 ‘문 열어라 하늘아’(서정시학)에서

1942년 전남 영광 출생

1968년 ‘현대문학’에 추천 완료

시집 ‘반란하는 빛’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꽃 피는 처녀들의 그늘 아래서’ 등

현재 서울대 교수, 한국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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