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나는 빨래예요 7........김추인

바보처럼1 2007. 8. 5. 13:25
 
[시의 뜨락]나는 빨래예요 7
나는 빨래예요 7

김 추 인

가득 생의 무게를 담고

땀내 살내 절어 한동안 살았겠네

사람을 비운

이제 무게를 텅 비운 저 빨래

빈 굴렁쇠 굴리며

빛을 감고 노는가 보네

바람이 되어 펄럭이는 저

구름장되어 날아도 좋을 저

단순한 빨래 한 장의 눈부심

무거워라 내 속에 가득 찬

냄새의 살 욕망하는 살

치렁한 내 살들의 곤한 행군이여

빨래가 제 이름을 가질 때는 제 속을 환히 비운 때였네

―신작시집 ‘전갈의 땅’(천년의시작 펴냄)에서

경남 함양 출생

1986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온몸을 흔들어 넋을 깨우고’ ‘모든 하루는 낯설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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