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몽 구
온 뿌리의 힘 모아 봄물을 만인루의 하늘로 올리기로 저 푸른 빛 다 갖겠다는 뜻 아니다 내 피와 살 아낌없이 녹여 동백숲 푸르름 부끄럽잖게 청청한 잎 올곧게 피워냄은 그대의 봄밤 하얗게 밝힐 뜻 아니다 불면 꺼질 듯 글썽이는 이슬과 멀리 보는 눈 가진 별빛 합방시켜 세상의 어느 꽃 견줄 수 없는 향기를 지닌 꽃 피워 올리는 것은 어제와 똑같은 새벽 맞겠다는 뜻 아니다 이제껏 쌓은 살 다 비움으로 완강하게 매인 밧줄의 미련 버림으로 그대 무성한 가시뿐인 가슴에 안겨도 하나도 아프지 않은 포옹!
―신작시집 ‘마음의 귀’(시와에세이 펴냄)에서 ▲1977년 ‘월간 대화’지를 통해 등단 ▲‘5월시’ 동인 ▲시집 ‘자끄린느 뒤프레와 함께’ ‘개리 카를 들으며’ |
2006.06.09 (금) 21: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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