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선운사 상사화.....박몽구

바보처럼1 2007. 8. 5. 13:36
 
[시의 뜨락]선운사 상사화
선운사 상사화

박 몽 구

온 뿌리의 힘 모아

봄물을 만인루의 하늘로 올리기로

저 푸른 빛 다 갖겠다는 뜻 아니다

내 피와 살 아낌없이 녹여

동백숲 푸르름 부끄럽잖게

청청한 잎 올곧게 피워냄은

그대의 봄밤 하얗게 밝힐 뜻 아니다

불면 꺼질 듯 글썽이는 이슬과

멀리 보는 눈 가진 별빛 합방시켜

세상의 어느 꽃 견줄 수 없는

향기를 지닌 꽃 피워 올리는 것은

어제와 똑같은 새벽 맞겠다는 뜻 아니다

이제껏 쌓은 살 다 비움으로

완강하게 매인 밧줄의 미련 버림으로

그대 무성한 가시뿐인 가슴에 안겨도

하나도 아프지 않은 포옹!

―신작시집 ‘마음의 귀’(시와에세이 펴냄)에서

▲1977년 ‘월간 대화’지를 통해 등단

▲‘5월시’ 동인

▲시집 ‘자끄린느 뒤프레와 함께’ ‘개리 카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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