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뜨락]허기 | ||
오장육부를 휘돌다 배불뚝이 복어 되어
바다로 빠져나간 뒤
나는 자꾸 휘청휘청
지구가 어지럽다
바다 위 쪽배가 가만 있을 수 없듯
시간이 흐를수록 뒤틀리는 내장
내장은 나보다 먼저 쓰라림을 알린다
이마엔 식은땀이 맺힌다
눈밭 파헤쳐 마른풀을 뜯다 죽어간
양의 위 속에는 돌멩이만 가득 있었다는
몽골에서 들은 이야기처럼
내 위 속에는 지금
바닷물이 차고 있다
고래를 위해
―신작시집 ‘캄캄한 날개를 위하여’(창비)에서
▲1951년 경남 양산 출생
▲2001년 ‘시평’에 ‘기관구를 엿보며’ 외
5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2006.05.26 (금) 2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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