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고단한 방..........이기홍

바보처럼1 2007. 8. 5. 14:01
[시의 뜨락]고단한 방
고단한 방

이 기 홍

오분 빠른 괘종시계와 오분 늦은 자명종 시계

방안에서 서.걱.사.각. 서로 엇박자를 치며

어두운 방을 긴장시키고 있다

덩달아 잠 깬 어린 시간 하나 충혈된 눈으로

그들의 날 선 시선 번갈아 쳐다보고 있다.

그들에게 맘 맞는 일이란 지금껏 드물었다.

사이좋게 가다가도 금세 어긋나는 보폭

한쪽에선 빠르다, 다른 쪽에선 늦다

서로 삿대질이다 어린 시간들이

누구의 발에 걸음을 맞춰야 할지 몹시 불편하다

두 시계 곁에서 그 간격만큼 고단한 삶들.

―‘2007 신춘문예 당선시집’(문학세계사 펴냄)에서

▲ 2007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근엄한 모자’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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