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 홍
오분 빠른 괘종시계와 오분 늦은 자명종 시계 방안에서 서.걱.사.각. 서로 엇박자를 치며 어두운 방을 긴장시키고 있다 덩달아 잠 깬 어린 시간 하나 충혈된 눈으로 그들의 날 선 시선 번갈아 쳐다보고 있다. 그들에게 맘 맞는 일이란 지금껏 드물었다. 사이좋게 가다가도 금세 어긋나는 보폭 한쪽에선 빠르다, 다른 쪽에선 늦다 서로 삿대질이다 어린 시간들이 누구의 발에 걸음을 맞춰야 할지 몹시 불편하다 두 시계 곁에서 그 간격만큼 고단한 삶들.
―‘2007 신춘문예 당선시집’(문학세계사 펴냄)에서 ▲ 2007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근엄한 모자’로 당선 | ||||||
| 2007.01.20 (토) 07: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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