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애가

바보처럼1 2007. 8. 5. 14:09
[時의 뜨락]애가
이 저녁엔 노을 핏빛을 빌려 첼로의 저음 현이 되겠다 결국 혼자 우는 것일 테지만 거기 멀리 있는 너도 오래전부터 울고 있다는 걸 안다 네가 날카로운 선율로 가슴 찢어발기듯 흐느끼는 동안 나는 통주저음으로 네 슬픔 떠받쳐주리라 우리는 외따로 떨어졌지만 함께 울고 있는 거다 오래 말하지 못한 입, 잡지 못한 가는 손가락, 안아보지 못한 어깨, 오래 입맞추지 못한 마른 입술로……

-신작시집 ‘물방울 무덤’(창비 펴냄)에서

▲1955년 대구 출생

▲1990년 ‘문학과 사회’로 등단

▲시집 ‘침엽수림에서’ ‘소읍에 대한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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