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초상 2 황 송 문
벼 향기 무르익은 들녘에는 허수아비도 보이지 않았다. 우여어 우여어 새를 쫓는 소리도 간 곳 없는 적막강산이었다.
벼들이 침묵하는 정적 끝에 하늘에서고 땅에서고 콩 볶는 총소리 들리면 탄피 주우러 몰려다녔다.
밤이면 밤마다 불빛이 무서워서 또르르 웅크리고 숨어사는 음지식물처럼 어머니는 그렇게 이불 속으로 도가니 속으로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했다.
―신작 시집 ‘호남평야’(문학사계)에서 ▲1941년 전북 오수 출생 ▲시집 ‘조선소’ ‘연변백양나무’ 등 13권 ▲한국현대시인상·전주문학상 등 수상 |
2007.08.18 (토) 09: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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