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뜨락]웃는 개 | ||
문 성 해
체육복 차림의 남자를 따라오는
저 개의 입술이 비틀리며 웃고 있다
그동안 내가 보았던 혼자인 개들은 웃지 않았다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한 땀 한 땀 박음질로 가던
땅의 충복들
개가 입술을 끌어당겨 저리 웃을 줄은 몰랐다
소속된다는 것은
웃는 법을 배우는 것
소속된 개가
소속되지 못한 나를 비웃으며 간다
휘늘어진 서녘이 질기게 웃고 있다
―신작 시집 ‘아주 친근한 소용돌이’(랜덤하우스)에서
▲1963년 경북 문경 출생
▲1998년 매일신문, 200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자라’
2007.08.25 (토) 08: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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