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거미의 방

바보처럼1 2007. 9. 4. 17:56
거미의 방

           이 재 무

 

 

먹이에 눈먼 날파리로 달려가마

나의 온 생을 가두어다오 끈적끈적한

그대 사랑의 감옥 안에

갇히고 싶다 파닥거리는 동안이

님이 준 삶의 선물이리라

거미여, 보여다오 모습을

언제나 숨어서 내 생의 전부를 관장하는

그대여, 오늘도 나는 보이지 않는

그대 촘촘한 그물 속으로 투신한다

갇히는 희망 그대여, 늘 깨어 아픈

내 野性을 잠재워다오

 

―신작시집 ‘누군가 나를 울고 있다면’(화남) 중에서

 

 

▲1958년 충남 부여 출생

▲1983년 ‘삶의문학’ ‘실천문학’ ‘문학과사회’에 시 발표

▲시집 ‘섣달 그믐’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벌초’ 등

▲난고문학상, 편운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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