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바보처럼1 2007. 9. 17. 22:04
 
[시의뜨락] 손

 

정 용 주

 

 

소리 없이 일어나

첫 물에 담그며

접시 소리 하나에도 조심을 하고

단출한 하루 먹을거리에도

깨알 같은 장부를 들여다보며

햇갈치 몇 마리 선뜻 잡지 못해

푸성귀 몇 단으로 시장을 돌아

마루에 신문지 깔고

마늘을 까는 손

 

―신작시집 ‘인디언의 女子’(실천문학사)에서

 

 

▲1962년 경기도 여주 출생

▲2005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

▲산문집 ‘나는 숲속의 게으름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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