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戰後의 가을

바보처럼1 2007. 9. 11. 19:43
戰後의 가을

          정 해 종

 

 

戰後엔 방이 없었다

무너진 담벼락을 돌아

갈급한 여인들이 산으로 갔다

상처를 다스렸다

허기지게 뒹굴다 보면

발에 채이는 해골바가지

어디서 살 썩는 냄새가 났다

으스러진다는 것,

실오라기 같은 잎맥까지

타 들어 가고 타 들어 가서

해골바가지에 고인 물을 마시고

득도하듯

전후에서 세기말까지

가볍게 세상을 부유하다

내 발 앞에 떨어지는

전생의 푸른 이파리 하나

 

―신작시집 ‘우울증의 애인을 위하여’(북인)에서

 

 

▲1965년 경기도 양평 출생

▲1991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내 안의 열대우림’, 미술 에세이 ‘터치 아프리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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