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가

빛 -이 광수

바보처럼1 2006. 4. 14. 00:16

만물은 빛으로 이어서 하나.

중생은 마음으로 붙어서 하나.

마음 없는 중생 있던가?

빛 없는 만물 있던가?

흙에서도 뭍에서도 빛은 난다.

만물에 탈 때에는 온 몸이 모두 빛.

 

해와 나,

모든 별과 나,

빛으로 얽히어 한 몸이 아니냐?

소와 나, 개와 나,

마음으로 붙어서 한 몸이로구나.

마음이 엉키어서 몸, 몸이 타며는 마음의 빛

 

항성들의 빛도 걸리는 데가 있고

적외선 엑스선도 막히는 데가 있건마는

원 없는 마음의 빛은 시방(十方)을 두루 비쳐라.

 

시방:사방과 사우(四隅)와 상하의 총칭. 곧, 온 세계.

 

<춘원 시가집>1940.2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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