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피플](주)K웨더 김동식 사장 | ||
2007 09/04 뉴스메이커 740호 | ||
평범한 날씨를 ‘맞춤형 정보’로 제공
당신이 합리적인 경제인이라면 당연히 후자를 택할 것이다. 그런데 날씨 정보를 돈을 주고 산다고? 당연히 공짜가 아닌가? 공짜는 따로 있다. 9시뉴스 말미에 예쁘장한 기상캐스터가 2~3분 정도 서비스하는 정보가 공짜다. 하지만 위의 예처럼 자신의 사업이나 정책 등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다면 그것은 공짜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결코 ‘완전 공짜’란 없다. 완전한 공짜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숨쉬는 공기뿐일 것이다. 이미 ‘날씨는 자본을 지배하는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손’이다. ‘날씨가 뭐 그리 큰 영향을 미치겠어’ 하고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날씨의 정확성에 기인한 정보는 많게는 매출의 20~30%까지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정확히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K웨더가 훼미리마트에 날씨 정보를 제공한 결과 매출이 20~30% 증가했다고 한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겸비한 사람이 성공하게 마련이다. 평범한 날씨 정보를 수요자의 입맛에 맞게 가공해서 그 몇 배의 결과물을 창조하는 사람이 있다. 국내 최초 민간기상정보업체 (주)K웨더의 김동식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 사장은 기상통보관 출신이 아니다. ‘1994년 한양대(기계공학 전공) 수석 졸업, 미국 MIT(기계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을 밟다 미국계 경영컨설팅 회사인 아서 디 리틀(ADL)의 경영컨설턴트로 입사했다. 교수의 꿈을 접고 민간기업에 입사한 것은 김 사장의 ’비즈니스 성향’ 때문이다. 그는 “연구에 매진하는 대학교수의 삶보다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기업인의 삶이 내 성향에 맞았고 연구보다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고 말한다. 김 사장이 날씨를 이용한 정보사업에 ‘올인’하고자 한 계기는 부친(김찬영 전 기상협회 회장)의 영향도 있지만 1997년 ADL 근무 당시 기상협회에 대한 컨설팅 과제를 맡은 것이었다. 당시 정부(기상청)는 기존의 광역예보에서 특정 수요자 대상의 기상예보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한 민간예보사업제도 도입을 준비 중이었다. 기상청이 할 수 없는 좀 더 상세하고 특화한 맞춤형 날씨정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었고 그에 대한 사업성을 검토한 김 사장은 날씨 정보가 ‘미래형 콘텐츠’라는 확신을 갖고 (주)K웨더를 설립했다. 설립 초기에는 누구나 그렇듯이 어려움도 많았다. 20대 후반의 나이로 회사를 설립하고 공공기관을 들락거리다 보니 보수적인 공무원과 기업체 임원들을 만나기조차 힘들었다. 김 사장은 MBC 출신 기상통보관으로 유명한 김동완씨를 영입, 홍보했는데 이름이 비슷한 ‘김 사장이 김동완의 아들이다’라고 소문이 나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김 사장이 날씨 정보를 파는 데 어려움을 겪은 가장 큰 벽은 ‘날씨 정보는 당연히 공짜’라는 인식이었다. “한마디로 날씨정보를 가치 있는 콘텐츠로 인정하지 않는 거였죠. 하지만 지금은 ‘리스크 회피’에 따른 매출 증대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봅니다.“ K웨더가 제공하는 맞춤형 기상 정보(포인트 정보)가 실제로 고객 기업들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결과를 보면 안다. 편의점, 건설업종, 레저업(스키장 등)에서 날씨에 따른 매출 변동은 크게는 20~30% 차이가 난다. 예를 들면 스키장 한 곳에서 하루 동안 제설기를 돌리는 데 드는 비용은 1000만 원 안팎이다. 제설기를 가동해 손님 맞을 준비를 해놓았는데 다음 날 폭설이 내리면 스키장은 1000만 원을 고스란히 날리는 셈이다. 스키장은 보통 산중턱에 있어 기상청이 제공하는 광역예보로는 불충분하다. 만약 정확한 정보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업주는 없을 것이다. 물론 K웨더가 제공하는 정보가 100% 맞는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인간이 아무리 첨단과학장비로 분석한다고 해도 날씨를 100%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선 당연히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그보다 더 큰 리스크를 회피하려고 할 것이다. 김 사장은 내년쯤에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 정도 발판을 마련했으니 좀 더 전문적이고 규모 있는 회사로 키워보겠다는 생각이다. 김 사장은 향후 누가 얼만큼 양질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선점하느냐에 기업 생존전략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날씨산업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더 성장할수록 같이 성장하는 고도성장산업”이라면서도 “날씨사업뿐 아니라 경영 컨설턴트의 경험을 살려 신사업 분야를 발굴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날씨는 결국 하늘이 결정하지만 그것을 분석해서 ‘돈’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김 사장의 몫이다. <김태열 기획위원 yolkim@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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