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충북 진천군 삼덕리 신성농장 오 희 용 대표

바보처럼1 2008. 7. 8. 08:24
<1사1촌 운동-스타농민>
‘육감’으로 일군 오이 5년만에 年매출 5억
충북 진천군 삼덕리 신성농장 오 희 용 대표
방승배기자 bsb@munhwa.com

오희용 신성농장 대표가 충북 진천군 진천읍 삼덕리 농장에서 자신이 재배한 오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진천 = 방승배기자
오이 재배로 연매출 5억원을 올리는 농업인이 있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삼덕리 ‘신성농장’의 오희용(60)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27일 그의 농장을 찾았을 때 하우스 31동, 총 2만6446㎡(8000평, 실면적 5500평) 규모의 농장에서는 서울 가락시장으로 갈 싱싱한 연녹색의 ‘백다다기 오이(백오이)’포장작업이 한창이었다. 대전 신탄진이 고향인 그는 진천 토박이도, 땅 주인도 아니란다. 연간 3.3㎡당 2500원의 임차료를 주고 논을 빌려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임차료는 땅 주인이 벼농사를 지었다면 평당 2500원 정도의 소득을 올린다는 셈법에서 나왔다. 오 대표가 오이농사로 3.3㎡당 1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니 벼농사보다 40배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 셈이다.

그가 오이농사를 시작한 지는 5년전. 40여년 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농사 잘 짓는다는 원예농가들을 숱하게 돌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가지고 삼덕리에 터를 잡은 것이다. 당시에는 진천지역에 아홉 농가가 오이농사를 지으며 청주의 재래시장에 내다파는 정도였다.

“처음 여기에 왔을 때 이곳 오이농가의 소득이 한동당 450만~600만원 정도였죠. 그래서 제가 하우스 한동당 15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겠다고 ‘나를 따라오라’고 했더니 잘 믿지 않더군요. 이후에 ‘농가 연합회’도 조직하고 술, 밥 사주며 가르쳐줬더니 모두 저를 믿고 따라와줘서 이제는 저만큼 소득을 올리는 농가도 생겨났죠.” 이제는 진천지역 오이농가가 80여가구로 늘었다고 한다.

오 대표는 농사비법을 묻자 “식물과의 교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특별한 거름을 주고, 병충해는 어떻게 예방하고, 물은 어떻게 주는지 등의 답변을 기대하고 있었으나 예상밖이었다. “오이는 아주 민감한 채소지요. 그래서 조그만 변화들도 정확히 감지해내야 하죠. 아기 다루듯 정성어린 마음으로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항상 가까이에서 지켜봐야 해요.”

청주에 집이 있지만 그는 부인과 함께 하우스 한쪽에 살림집을 마련해 놓고 오이와 함께 살고 있다. 경험에 의해 미세한 변화들을 빨리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육감농법’ 정도일 것 같았다. 그가 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어’하더니 하우스 개폐장치를 작동시켜 환기를 하기 시작했다. 하우스 안의 온도가 높다는 것을 온도계를 보지 않고도 직감하고 조절을 한 것이다. 오이하우스 안의 온도는 섭씨 27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넝쿨손이 곧게 뻗어있어야 건강하다는 것이 오이농사의 기본”이라며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봤다. 그가 말하는 ‘육감’농사는 철저한 기본기의 바탕 위에서 ‘남보다 부지런해야만 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듯했다. 그는 3년만에 시설 투자비 6억원 가량을 뽑아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도 ‘신성농장’오이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품 오이로 통한다. 043-537-0309

진천 = 방승배기자 bsb@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