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아산시 신봉리 억대매출 달기농장 조 재 호 대표

바보처럼1 2008. 7. 8. 08:23
<1사1촌 운동-스타 농민>
“유기농으로 재배한 토마토 먹는 이도 짓는 이도 행복”
아산시 신봉리 억대매출 달기농장 조 재 호 대표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
“올들어 처음 수확했습니다. 그냥 손으로 쓱쓱 닦아서 먹으면 돼요. 한번 맛 보세요.”

지난 13일 오후 충남 아산시 영인면 신봉리 한섬지기마을. 조재호(50) 달기농장 대표가 잘 익은 토마토를 건넸다. 투박한 손은 토마토 진액으로 물들어 있고, 그의 말에는 유기농법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 그는 ‘유기농’이란 단어조차 생소했던 지난 1993년부터 유기농 토마토를 재배해왔다. 노하우도 없고 판로도 막혀있던 시절, 고집스레 밀어붙였던 덕분에 지금은 1만여㎡에서 연매출 2억5000만원을 올리는 당당한 농업 경영인이 됐다.

두 아들(원달·원기) 이름의 끝자리를 따서 만든 달기농장 비닐하우스 안은 3월인데도 후끈했다. 조 대표는 쌀겨와 톱밥, 계분으로 직접 퇴비를 만들어 쓴다. 하우스에는 진딧물의 천적인 무당벌레, 온실가루이좀벌이 살고 있다. 어른 키보다 큰 토마토 덩굴에는 아직 여물지 않은 푸른 토마토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토마토 모양이 예쁘지요? 요즘에는 유기농 농작물도 못생기면 안 사먹습니다.”조 대표는 애정이 듬뿍 담긴 눈으로 토마토를 바라봤다. 어린 시절 가장 큰 꿈이 농사짓는 것이었다는 그는 행복해지기 위해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작물에 농약을 치게 되면 농부와 자연, 소비자 모두 농약을 먹게 되고 결국 모두 불행해진다는 것. “벌레가 먹고 남는 것을 나눠먹는다고 생각하면 편하다”며 그는 ‘허허’ 웃었다.

26세 되던 해 귀농한 조 대표는 1993년부터 유기농 토마토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아산은 토질이 우수하고 기후가 좋아 특히 토마토맛이 좋았다. 이웃들은 ‘배부른 소리’라며 유기농법에 대해 비웃었다. “노하우는 물론 판로도 없었어요. 하우스 짓는 기술도 부족해서 바람만 불면 날아가기 일쑤였다니까요.”그는 유기농법에 관한 정보를 귀동냥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판매는 부실하고 투자만 한 탓에 빚은 4억5000만원까지 늘었다. 그래도 뚝심으로 밀고 나갔다. 몇년간 축적된 노하우 덕분에 농장은 차츰 안정을 찾아갔다. 2000년 무렵부터는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친환경 농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수요가 증가했다. 거래처도 농협, 대형 유기농 식품업체 등으로 확장됐고, 일본으로 수출도 했다. 일반 토마토값은 ㎏당 1000~1500원 수준이지만 유기농 토마토는 5000원 정도여서 수입도 좋다.

조 대표는 만족하지 않고 지난 2004년 한국방송통신대학에 ‘04학번’으로 입학, 농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부인 박응서(49)씨의 응원과 지원 덕분에 그는 농사와 공부를 병행할 수 있었다. 부인 박씨 역시 지난해 옛 농림부가 여성농업인을 위해 개설한 ‘비즈니스아카데미’를 수료했다. 부부의 주경야독(晝耕夜讀)은 올해도 계속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이론을 좀 더 보충하기위해 농업 벤처 대학에서 강의를 들을 계획이고, 유기농 토마토 주스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041-542-6538

아산 =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