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칼에 베인

바보처럼1 2010. 3. 30. 04:08

 

 

       칼에 베인

 


이병철

칼이 놓여 있다

칼은 고요히 있고
내 마음은 작은 전율이 있다

가만히 놓인 칼에
움직이는 내 마음이 베였다

벤 적이 없는 저 칼날에
베인 이 마음은 무엇인가

칼은 이미 없는데
베인 상처는 선연하다

누가 이 마음을 베었는가.

-신작시집 ‘흔들리는 것들에 눈 맞추며’
(그림같은세상 펴냄)에서
▲1949년 경남 고성 출생
▲전국 귀농운동본부 상임대표 역임, 현재 생태귀농학교 교장
▲시집 ‘당신이 있어’, 산문집 ‘밥의 위기, 생명의 위기’ ‘살아남기·근원으로 돌아가기’ ‘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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