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에 베인
이병철
칼이 놓여 있다
칼은 고요히 있고
내 마음은 작은 전율이 있다
가만히 놓인 칼에
움직이는 내 마음이 베였다
벤 적이 없는 저 칼날에
베인 이 마음은 무엇인가
칼은 이미 없는데
베인 상처는 선연하다
누가 이 마음을 베었는가.
-신작시집 ‘흔들리는 것들에 눈 맞추며’
(그림같은세상 펴냄)에서
▲1949년 경남 고성 출생
▲전국 귀농운동본부 상임대표 역임, 현재 생태귀농학교 교장
▲시집 ‘당신이 있어’, 산문집 ‘밥의 위기, 생명의 위기’ ‘살아남기·근원으로 돌아가기’ ‘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