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타농민-2> 2만평 논농사로 年1억이상 소득(이천 한천희)

바보처럼1 2010. 3. 30. 15:36

<스타농민-2>
2만평 논농사로 年1억이상 소득
이천 한천희씨
박선호기자 shpark@munhwa.com
‘연평균 수익 1억여원, 93년도 산업철탑훈장….’

유망 중소기업을 소개하는 내용이 아니다. ‘이천쌀’로 잘 알려진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 와현리에 살고 있는 자영농 한천희(52)씨가 논과 밭을 가꿔 일군 값진 ‘수확’이다. 최근 농업시장 개방을 앞두고 농촌의 시름이 쌓이는 가운데 순수 농사만으로 연간 1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한씨의 소중한 결실이 더욱 빛을 발하고있다.

한씨의 영농현장은 장호원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승용차 10여분 거리의 외곽에 위치해있다. 이곳에서 한씨가 경작하는 논만 2만여평, 회향나무 등 관상수과수재배를 위한 밭도 8000여평에 달한다. 논에서 한해 거둬들이는 쌀은 40㎏기준 1400가마. 인근 밭에는 복숭아 나무 250수, 어른 발목 정도로 자란 회향목 1만여수가 도시 구매자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열심히 씨를 뿌리고 아끼면 그만큼 되돌려줍니다. 결국 사람하기에 달린 일이죠.”

한씨와 함께 논·밭을 둘러보면서 기자가 “정말 대단하군요”라며 감탄하자 쑥쓰러운듯 웃기만 하던 한씨가 내뱉은 첫마디다.

지난 76년 군을 제대하자마자 고향에 내려와 농사일에 뛰어든 뒤 지난 28년여간 한씨의 하루 일과 시작은 새벽 5시다. 기상과 함께 논의 수위를 살피는 일부터 하루 종일 논밭을 돌며 병충해 등 농작물의 상태를 점검하는 일을 하루도 빼놓지 않았다. 생명처럼 아끼는 농기구를 급히 다루다가 왼손 중지 끝마디를 잘리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그래도 한씨는 저녁에는 농기구를 일일이 점검하고 짬을 내 새로 나온 책을 뒤지며 보다 품질 좋은 쌀을 생산하기 위해 새로운 농법과 농산물 동향을 챙기는데 주력해왔다.

그 결과 한씨는 지난 93년 300평당 40㎏ 쌀 11가마를 생산하는 기록을 세워 그해 ‘전국 쌀증산왕’이 됐다. 보통 쌀 수확량의 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또 꼼꼼히 농산물 동향을 살피면서 힘을 쏟은 과수생산은 곧 영농수익 향상으로 이어졌다.

이런 한씨도 요즘 임박한 농업시장 개방은 큰 걱정거리란다. 그러나 품질향상을 통해 부가가치 높은 농산물을 만들어 낸다면 값싼 외국산 농산물의 도전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있다. 한씨는 “소비자에게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이천쌀은 요즘 없어서 못팔 정도”라며 “농산물 시장개방을 이겨낼 수 있는 비결은 역시 ‘품질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장호원〓박선호기자 shpark@




기사 게재 일자 2004-06-16 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