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농민-3> “황토버섯으로 연 20억 순익” |
춘천 (주)강원느타리 이해곤 대표 |
차봉현기자 bhcha@munhwa.com |
“농산물이든 공산품이든 창의적 제품이 아니면 어차피 살아남기 힘듭니다. 농산물시장 개방 파고가 거세게 몰아쳐도 신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농산물 시장을 선점하면 물밀듯이 밀려오는 외국산 농산물도 더이상 ‘공포의 대상’이 안 되겠죠.” 강원도 춘천에서 황토버섯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강원느타리 이해곤(44)대표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매년 수억원을 벌어들이는 대표적 ‘벤처농업가’다. 그는 올해 매출 80억원에 순수익 2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외곽에 5000여평의 버섯 원료 제조공장이 있고 춘천의 100평짜리 버섯농장 110동에서 황토버섯이 자라고 있다. 이씨는 7월부터 중국에서 목화씨 껍데기와 황토·쌀겨로 만든 재배원료를 들여와 춘천에서 균사를 주입,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황토버섯을 따낸다. 황토버섯의 특징은 진한 맛과 향. 여기에 이씨가 고안한 포대모양의 재배사에서 일반 느타리버섯에 비해 2~3배나 큰 황토버섯이 자란다. 소양강 물을 끌어와 파이프를 통과시키면서 온도를 낮춰 다른 버섯에 비해 한달가량 출하시기를 앞당긴 것도 소득을 높이는 비결이다. “바쁠때는 24시간내내 버섯을 따고 2.5t 덤프트럭 10대분이 하루에 나가요. 중국에서 버섯원료를 들여오는 가격이 500원으로 1개 원료에서 5000원 가량의 수입을 얻게 되니까 10배의 장사가 되는 셈입니다.” 외형만 보면 한번에 벼락부자가 된 농사꾼으로 보이지만 이씨도 남모르게 흘린 눈물이 많다. 고등학교 1학년때 ‘수업이 재미없다’며 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거쳐 춘천교대에 들어갔다. 3년간 대학에 다니던 이씨는 아르바이트로 버섯농사에 손을 댔다가 아예 그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지난 83년 8000만원을 빌려 시작한 느타리버섯 농사는 3년만에 빚 2억원을 떠안은 채 접어야했다. 그때 생긴 빚쟁이 수만 30여명. 발명에 남다른 재주를 갖고있었던 이씨는 지난90년 취직한 부산의 유명 스포츠용품 공장에서 일하던중 공정상의 불편함을 개선한 운동화 제조 자동화기계를 만들어 회사측에 운동화 한켤레당 7원씩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넘겼다. 지금까지 이씨가 받은 돈은 모두 70억원에 이른다. 이 정도면 은행이자만으로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었지만 이씨는 지난 98년 다시 버섯농사에 도전했다. “남들은 농사를 버리고 있지만 농사로 성공모델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농사도 과학이고 똑똑한 사람들이 하는 사업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계속 실패하는데 따른 오기같은 것도 있었고요.” 이씨가 생각해낸 것은 황토를 직접 먹지는 못하지만 황토를 먹은 버섯을 먹을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성분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적의 배합비율을 찾은 것이다. 보통 버섯 한송이 무게가 150~200g인데 황토버섯은 300g에서 최고 1㎏이 넘는 것도 있다. 이씨는 지난해 농업회사법인 ㈜강원느타리를 설립한데 이어 올해는 농산물 유통사업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이씨는 “정부도 앞으로 이자감면 등 단순한 금전적 보상정책보다는 발전가능성 있는 농업인재들에게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차봉현기자 bhcha@ munhwa.co.kr |
기사 게재 일자 2004-06-28 1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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