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는 고려∼조선시대까지 나주목(羅州牧)으로서 영산강유역을 다스려 온 호남의 중심지로 모든 문화가 모여 꽃을 피웠다. 그중 영산강과 바닷물이 합류했던 지리적 환경은 쪽을 재배하기에 적합하여 일찍이 쪽염색이 발달하였다.
쪽색은 ‘쪽빛하늘’ ‘쪽빛바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남색(藍色)을 의미한다. 쪽 염료는 다른 천연염료와는 달리 자연에서 바로 재현할 수 없다는 것에 그 가치가 있다. 석회와 잿물로만 만들어지는 자연염료로 산화와 환원이라는 화학적 변화를 거쳐 살아 있는 미생물의 발효작용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얻을 수 있다. 과거 나주에서는 많은 지역에서 쪽 염색을 해 왔지만 화학염료가 성행하면서 사라지고 지금은 다시면 샛골과 문평면 명하마을에서 그 맥을 잇고 있다.
그 주인공으로 윤병운과 정관채가 있다. 윤병운은 문평면 명하마을에서 태어나 한평생 쪽 염색을 해왔다. 명하마을은 영산강의 지류인 고막천가에 자리 잡은 곳으로 과거에는 10여 호가 염색을 하였으나 지금은 윤병운옹(85세. 나주시 문평면 북동리 117)만이 아들과 함께 전통염색법으로 쪽 염색을 하고 있다. 그는 쪽에 대한 이론을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평생 쪽 염색을 해 오면서 명인의 경지에 올랐다. 2001년 9월 6일 중요무형문화재 115호 염색장의 기능보유자로 지정을 받은 윤병운옹은 1년 내내 쪽물들인 내의를 입고 손톱 밑은 푸르다 못해 검게 변하였다. 이제는 그의 몸속까지 쪽물로 물들었는지도 모른다. 현재 아들이 그 맥을 이어 쪽 염색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염색장이란 천연염료로 옷감을 물들이는 장인을 말한다.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염색장은 쪽 염색을 하는 염색장이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염색을 담당하는 전문적인 장인이 있었을 정도로 염색은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옷감을 물들이는데 사용하는 천연염료는 식물, 광물, 동물 등에서 채취한 원료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약간의 가공을 통해 만든 염료를 사용한다. 염색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 쪽 염색은 쪽이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염료를 가지고 옷감 등을 물들이는 것으로 염색과정이 가장 어렵고 까다로우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천연 염색은 근대화 이후 급속한 화학염색의 도입으로 인하여 전통이 끊겼으나 1970년대 이후 일부 장인들이 노력으로 그 맥을 살릴 수 있었다. 기능보유자인 윤병운옹은 전통방식의 쪽 염색에 뛰어날 뿐만 아니라 필요한 모든 재료를 스스로 생산하여 사용하고 있다.
쪽 염색은 천연염색법 중 가장 어렵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옛날 처녀들은 시집갈 때 쪽물들인 이불을 해가는 게 소원이었을 정도로 부자들이 소장할 수 있는 고급품이었다. 또한 쪽의 특성상 벌레의 접근을 막는다 하여 미술품을 배접할 때 사용되기도 하였다.
쪽은 일년생 풀로 봄에 시를 뿌려 음력 팔월 경 새벽이슬이 내리기 전에 쪽을 베어 사용한다. 염색과정을 살펴보면 석회만들기(구운 굴 껍질) - 항아리담기 - 석회 넣고 당그레질 - 쪽 염료 분리 - 양잿물 만들기 - 쪽 염료배합 - 6일후 염색시작(7∼10회 반복) - 맑은 물에서 잿물빼기 - 완성품만들기 순이다. 사용되는 도구와 재료로는 채, 물담그레, 시루, 큰항아리, 굴껍질, 무명베, 양잿물, 쪽 염료 등이 있다. 쪽은 물들이는 횟수에 따라 연한 옥색에서부터 진한 감색까지 색이 다양하다. 그중 보라색이 약간 섞인 남색을 가장 아름다운 쪽빛으로 친다. 또한 선조들의 경험에 의하면 쪽은 피부병에 특효라 하며 실제로 효과를 본 사람들이 쪽물을 사러 오기도 한다.(사진 / 서울신문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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