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삼제>
벽공(碧空)
손톱으로 툭 튀기면
쨍 하고 금이 갈 듯
새파랗게 고인 물이
만지면 출렁일 듯
저렇게 청정무구(淸淨無垢)를
드리우고 있건만.
낙 엽
시간에 매달려
사색에 지친 몸이
정적(靜寂)을 타고 내려
대지에 앉아보니
공간을 바꾼 탓인가,
방랑길이 멀구나.
남창(南窓)
햇살이 쏟아져서
창에 서려 스며드니
동공(瞳孔)이 부시도록
머리속이 쇄락해라.
이렇듯 명창청복(明窓淸福)을
분에 겹게 누림은.
*시집 박꽃 수록
가을의 소재세 가지를 통해 느껴지는 가을의 맑음과 그윽함을 노래했다.
3수 1편으로 된 연시조면서,
주제는 각기 독립되어 있는 연작 시조이다
<벽공>은 감각적이요,<낙엽>은 시간과 사색과 고요의 이동, <남창>은 이러한 가운데 느끼는 인간의 행복감을 각기 노래했다.
<망향탄(望鄕歎)>
통일로
허리 잘린 조국 강토 이어 보려 길을 닦아
북으로 탄탄대로 달리어 백 리러라
나 왔소, 어서 오시오 껴안아 볼 날 언젠가
자유의 다리
산도 내 산이요 물도 내 물이언마는
철마 울던 독개다리 이름만이 자유로세
물 건너 눈익은 산들 손짓하는 저 모습
임진각
나루터에 솟아 있는 임진각 다락 위에
낯설은 외국 손들 구경거리 재미로만
여기서 목메는 줄야 저들 어찌 알리오
*온 겨레의 염원이니 통일을 기원한 시조.
소재는 세 가지지만 주제는 남북통일 하나로 귀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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