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가

소연가...........김 수돈

바보처럼1 2006. 8. 7. 22:33

<소연가(召燕歌)>

 

꽃 향(香)이 밤그늘의 품에 안겨

끝이 없는 넓은 지역을

돌고 돌며 펼쳐와

슬픔이 남아 있는 먼 추억을 건드리면

 

나는 아직도

너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

분명히 알고 만다.

 

새 주둥이 같은 입술이

빨간 열매를 쫓으려던 유혹에

너도 여인이므로

타박타박 고개 숙인 채 걸어간 것을

 

지금은 다시 돌아오렴

열린 창앞을 쫓는 제비같이

나도 나를 찾아오렴.

 

*제비 날아 다니는 봄이 오면 생각나는 여인을 그리는 시이다.

*꽃향이 밤 그늘의 품에 안겨: 어두운 밤에 꽃향기가 풍긴다.

*빨간 열매를 쫓으려던 유혹: 열렬한 애정을 쫓으려던 유혹

*나도 나를 찾아 오렴: (정열이 식은) 나도 옛날과 같이 (정열적인)나를 찾아 오너라.

 

 

<고 향>

 

고향은

노고지리가 초록빛 꿈을 꾸는

하늘을 가졌다.

 

폴폴 날리는 아지랭이를 호흡하며

실냉이도 자라고

할미꽃 진달래 송이송이 자라고

 

태고적 어느 신화의 여신이 속삭였다는

사랑의 밀봉(密蜂)의 울안처럼

왱왱 풍성하다.

 

언덕을 지내고 시내를 건너고

봄은 노래 맞아

고향으로 간다.

고향은

 

아직도 내 마음에

너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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