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가

*60년대와 70년대의 풍토/청자 수병(靑磁水甁)...........구 자운

바보처럼1 2006. 11. 24. 22:15

<청자 수병(靑磁水甁)>

 

아련히 번져 내려

구슬을 이루었네.

벌레를 살며시

풀포기를 헤치듯

어머니의 젖빛

아롱진 이 수병으로

이윽고 이르렀네>

눈물인들

또 머흐는 하늘의 구름인들

오롯한 이 자리

어이 따를손가.

서려서 슴슴히

희맑게 엉긴 것이랑

여민 입

은은히 구을른 부프름이랑

궁굴르는 바다의

둥굿이 웃음 지은 달이라커니.

 

아롱아롱

묽에 무늬지어 어우려진 운학(雲鶴)

엷고 아스라하여라.

있음이어!

오, 저으기 죽음과 이웃하여

꽃다움으로 애설푸레 시름을

어루만지어라.

 

오늘

늬 사랑 이렇듯 아늑하리야?

꽃잎이 팔랑거려

손으로 새는 달빛을 주우려는 듯

나는 왔다.

 

오, 수병이여!

나의 목마름을 다스려

어릿광대

바람도 선선히 오는데

안타까움이야

호젓이 우로(雨露)에 젖는 양

가슴에 번져내려

아렴풋 옥을 이루었네.

 

*청자 수병을 통해 우리 조상의 얼을 노래하고 있다. 아어(아어)의 멋을 살린 수사와 짜임새있는 형식미가 일품이다. 고전미 넘치는 작품.

*달이라커니: 달이라거늘

*아늑하리야: 아늑할 것인가.

*손으로  ~왔다: 미의창조에 골몰한다.

'한국시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산호......김 관식  (0) 2006.12.05
레오나르도 다빈치 서설..........권 일송  (0) 2006.12.05
보내 놓고..............황 금찬  (0) 2006.11.23
개구리...............한 하운  (0) 2006.11.22
꽃 병...........한 성기  (0) 2006.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