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주(45)
A근대 민법은 재산에 있어서 개인주의를 지킵니다. 이는 부부 사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는 육체적·정신적 결합을 통해 가족이 될 뿐 재산 문제는 원칙적으로 별개입니다. 부부 일방이 가정의 유지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에 대해서는 물론 실제로 지출하지 않은 상대방이라도 책임이 있겠습니다.
파산법은 민법에 의해 인정되는 법률관계에 대해 최소한의 간섭만 합니다. 따라서 민법이 유지하는 개인주의는 파산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사업에 실패해 파산을 신청할 때 부인이 재산이 있고 소득이 있는 사정은 남편의 파산·면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물론 남편이 빚을 지면서 그 돈을 부인에게 넘겨줘 부인이 이것으로 재산을 취득하고 유지하는 경우에는 면책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채무자를 속이는 행위에 관해 채무자를 제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민주씨가 거의 전적으로 남편이 빌려온 돈으로 집을 산게 아니라면 남편의 파산, 면책에 지장받을 일은 없습니다.
‘형식상’ 이혼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비록 영구히 갈라설 생각없이 잠시만 이혼을 한 것처럼 위장하겠다는 동기로 이혼신고를 해도 그 이혼은 유효하다는게 지금까지의 판례입니다.
대법원은 1993년6월 위장이혼 부부 사건과 관련,“협의이혼에 있어서 이혼의사는 법률상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의사를 말하므로 일시적으로나마 법률상 부부관계를 해소하려는 당사자간 합의 하에 협의이혼 신고가 된 이상 양자간 이혼의사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협의이혼은 무효로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외국 이민을 가기 위해, 또는 파산을 위해 필요하니 형식상 잠시 이혼을 하자고 속이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려는 불순한 동기를 가진 남편들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이혼에는 가짜 이혼이 없습니다. 이혼은 이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