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너 얼굴>
나의 시야를 가득히 채워 오는
너에 대해서 내가 안다는 것은
꽃의 의미를 모르는 거와 같다.
---새금파리에 맺히는 이슬 방울
---새벽 창에 어리는 별들의 속삭임.
그리고, 강 건너 살을 꽂은 무지개의 호선(弧線)
내가 너에 대해서 안다는 것은
너의 동자와 너의 음성과 너의 미소가
우물 가득히 찰찰 넘치는 하늘이 되어
나의 시야를 덮쳐 오고 있다는
이 어쩔 수 없는 하나의 실재뿐.
아아 내가 너에 대해서 안다는 것은
저 꽃들이, 저마다 피고 지는 의미를 모르듯이
내가 나를 도무지 모르는 거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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