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가

나 비...........유 경환

바보처럼1 2006. 12. 20. 23:15

<나 비>

 

나래를 쳐라 나래를 쳐, 청산 가는 나비 훨훨훨 벌지나 남빛 강 건너 또 계곡을 날고.

 

나래 아프면 청무우밭 쉬고 나래 지치면 절벽을 찾고 나래 부러지면 남빛 강에 떨쳐 죽고.....

 

나래---- 그 부드러운 나래 한 쌍으로 하늘치며, 하늘로 거슬러 오르는 나비의 꿈, 눈부신 햇덩이 훈장으로

   붙이고 하늘로 녹아 버릴 나비의 가슴.

 

비바람 가려서 달밤을 날고 달밤을 나를 땐 전설꽃 무늬, 노을 속 지날 땐 불꽃 무늬, 남빛 강 건널 땐 청동

   무늬, 모래처럼 쏟아진 별무리 밤 하늘이 흘리고 간 나비의 유언.

 

끝없는 잠, 숨 죽은 밤 하늘 어디서든지, 반드시 고운 영인 하나 죽어가리라는 어지러운 춤, 하늘에서 흩뿌

   리는 눈물 하늘에 흐느끼는 나비의 시.

 

뉘 시켜서 아니라 스스로 그 작은 목숨 걸고 나래치는 아름다운 넋 풀잎에 이슬지듯 소리도 없이 남몰래 나

   래치며 사라질 너, 너에게 끝 있음을 노래 부르고 나에게도 끝 있음을 노래 불러라.

 

나래를 쳐라 날래를 쳐, 청산 가는 나비 훨훨훨 벌지나 남빛 강 건너 또 계곡을 낡고 청산에 불 붙으면 나래

   에 불 당기고 붐보래 속에서 나래를 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