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가

낙엽에게..........이 희철

바보처럼1 2006. 12. 21. 21:48

<낙엽에게>

 

떨어져 가야 하는 까닭을

다시 알고 싶다.

 

마치 층계를 내려가는

얼마나 오랜 순간이기에

나의 눈이 머물러 있는 공간을 지나는지

알고 싶다

 

공간은 너의 뒤에서 하나 둘 제 위치를 마련하고

텅 빈 배경을 이웃한

어디쯤 나는 있는가.

 

낙엽이여

나를 부르지 말라.

나의 안에서 넘치고 있는

엄숙한 가을을 향하여

 

참으로 가난한 환경에서 마련된

기도의 말씀으로

떨어져 오라.

 

*낭만적인 물끼가 말끔히 가신 허무의 자리에서 고향 상실을 노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