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그윽히
굽어보는 눈길
맑은 날은
맑은 속에
비 오며는
비 속에
이슬에
꽃에
샛별에......
임아
이
온 삼라만상에
나는
그대를 본다.
*이 시인의 "임"은 다른 시인들의 경우처럼 이상화되어있지 않고 직접 감각과 관련되어 있는 데 그 특징이 있다. 그리고 그 "임"을 노래하는 자세는 시 전편에 인간적인 근거가 끊임없이 타오르고 있다는 데 있다. 그래서 독자에게 자기 자신을 강렬히 보게 해 주는 것이다.
<백 자(白瓷)>
불길 속에
머리칼 풀면
사내를 호리는
야차 같은 계집
그 불길 다스려 다스려
슬프도록 소슬한 몸은
현신(現身)하옵신 관음보살님
----이조 항아리
*작자의 말----
어떤 성인은 성선설을 이야기하고 또 어떤성인은 성악설을 이야기하였지만, 인간은 어떤 한 가지 속성만을 지닌 단순한 존재는 아니지 않겠는가. 여러가지 복잡하고 복합적인 요소들이 모여 인간이라는 이 신묘하고 불가해한 존재가 형성된 것이리라.그리하여 야차(夜叉) 같은 여자 속에도 관세음보살님 닮은 불성(佛性)은 깃들어 있고, 저매끄럽고 차겁고 유현한 백자 또한 몇 천 도의 불가마 속에서는 벌겋게 달았던 불덩어리가 아니겠는가.
<바 위>
한 여인이
그 영혼을 송두리째 드린다 하면,
한 여인이 그 살을, 피를, 내음을 송두리째 드린다 하면,
아아,
그대의 고독은 풀릴 것가.
차겁고 어둡고 말 없는 얼굴
그대 마음을 풀 길 없는
크나큰 이 슬픔
조심스러라.
두견이도 한 목청
울고 지친 밤
나 혼자만 잠 들기
못내 설워라.
울먹이며 떨며 머뭇대는
나의 사랑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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