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수선화에게...........헤리크

바보처럼1 2007. 3. 22. 10:32

<수선화에게> ...........헤리크

       To Dajjodils

 

슬프다 고운 수선화여

그대 그다지도 속절없이 떠나려는가.

이른 해 아직도

한낮에 이르지 못했거늘.

       좀더 머물러라, 머물러라.

       속절없는 하룻날을

       줄달음질 쳐서

저녁 기도 시간 될 때 까지만이라도.

그리고 우리 함께 기도하고

그대와 더불어 가려 하노니.

 

우리도 지체할 시간을 그대처럼 짧고

인생의 봄도 짧단다.

순식간에 생장하고 이내 시들고 마는구나.

그대처럼, 아니 이 세상 만물처럼.

      우리들도 죽어간다

      그대 사라지듯

      멀리 멀리.

한 여름 소나기같이

아니 아침의 이슬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간다.

 

 

<소녀에게 주는 충고>

       Advice for Girls

 

젊어서 청춘을 즐겨요.

<시간>님께선 늘 날아가고 계시니까요.

오늘 갓 피려는 이 꽃이

내일이면 지고 말 거이오.

 

하늘의 눈부신 등불인 해는

높이 오를수록

더 달려갈 곳도 없어져서

일몰(日沒)에 가까와 진다오.

 

피가 끓는 젊음은

첫 시절이 으뜸이지만

한 번 가면

우울한 세월만이 잇달아 온다오.

 

하니 수줍어 말고 그 때를 잘 써요.

또한 때를 놓치지 말고 결혼을 해요,

한 번 청춘이 지나버리면

영영 기다림으로 끝날 것이오.

 

*헤리크(Robert Herrick, 1591-1674): 17세기 영국의 대표적 시인, 전원 풍경과 목가적 사랑을 소재로한 아름다운 서정시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