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첫 사랑.............괴테

바보처럼1 2007. 3. 22. 15:46

<첫 사랑>..............괴테

      First Love

 

아, 누가 돌려 주랴, 그 아름답던 날

첫 사랑 그 때를.

아,누가 돌려줄 수 있으랴

그 아름답던 시절의

오직 한 순간 만이라도.

 

외로이 나는 이 상처를 키우며

쉬임없이 되살아오는 슬픔에

가버린 행복을 서러워할 뿐

아, 누가 돌려 주랴, 그 아름답던 나날

첫 사랑 그 즐거운 때를.

 

 

<충 고>

      Advice

 

너는 자꾸 멀리만 가려 드느냐?

보라, 좋은 것은 가까이 있다.

네가 잡을 줄만 안다면

행복은 언제나 네 곁에 있느니.

 

 

<이 별>

       on Parting

 

차마 내 입으로는 말 못할 이별을

눈으로 말하게 해 주십시오!

참을 수 없는 슬픔이 날 감싸오

그래도 한때는 사나이였던 나였건만.

 

상냥스런 사랑의 대상마저

이제는 슬픔의 씨앗이 되었고

차기만 한 그대 입술이여

그대 힘 잃은 손길이여.

 

그 때는 살짝하는 도둑 키스에도

난 그토록 황홀해질 수 있었거늘.

이른 봄 들판에서 꺾어 온

사랑스런 제비꽃을 닮았던 그대.

 

이제 더는 그대 위해 꽃다발을 엮거나

장미꽃을 셀 수조차 없게 되었으니

프란치스카여, 아 지금은 봄이라지만

내겐 쓸쓸하기 그지 없는 가을일 뿐.

 

 

<바다의 적막>

       Solitude of the Sea

 

깊은 적막이 바다를 누르네

바다는 움적하지도 않은채 떠 있고

뱃사람은 괴로운듯

주위의 평편한 수면을 본다.

어느 쪽에서도 불지 않는 바람!

지독한 죽음의 적막!

그 가없이 큰 바다에

파도 한 조각 일지 않누나.

 

 

<3월>

     March

 

눈은 훨훨 떨어져 온다.

아직 기다리는 때는 오지 않는다.

가지 가지 꽃들이 피어나면

가지 가지 꽃들이 피어나면

둘이는 얼마나 즐겁겠는가.

 

따스하게 내리는 저 햇볕도

역시 거짓말장이였구나.

제비까지가 거짓말을 한다.

제비까지가 거짓말을 하다.

저 혼자서만 오지 않는가.

 

아무리 봄이 왔다고는 해도

혼자서는 무엇이 즐거우랴

그러나 둘이서 결혼할 때는

그러나 둘이서 결혼할 때는

어느 듯 벌써 여름이 되어 있다.

 

 

<행복한 항진>

      Happy Voyage

 

안개 걷히고

하늘 맑아지며

오일루스는

불안한 굴레를 풀어준다.

 

바람은 살랑거리고

선장은 움직인다!

속력! 속력!

파도가 갈라지며

먼 곳이 가까와져서

어느 듯 그 땅이 보인다.

*오일루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람의 신.

 

 

<오랑캐꽃>

      A Violet

 

드넓은 벌판에 피어 잊혀진

사랑스런 한 떨기 오랑캐꽃

다정한 오랑캐꽃이여

젊은 아가씨는

발걸음 가벼이 마음 설레어

들떠서 정녕 들떠서

목장으로 다가 오네 노래 부르며.

 

가련하다 오랑캐꽃은 생각하네

<아름다운 꽃이 피었더라면

아 하다 못해 잠시나마

그대 나를 꺾어

수심어린 그대 품에 안길 때까지

아 하다 못해 하다 못해

잠시나마>

 

아 아가씨는 오네

하지만 오랑캐꽃은 보지도 않네

아가씨는 무심히 밟아 버렸네 가련한 오랑캐꽃을

숨이 끊겨 죽었지만 오랑캐꽃은 기뻐했네

<이대로 죽더라도

그대의 그대의

그 발길 아래 죽는 거예요>

 

 

<들장미>

      The Wild Rose

 

사내아이는 보았네.

들에 핀 장미를

그 아침처럼 싱그럽고 아름다움을

가까이 가서 잘 보려고

사내아이는 보았네, 기쁨에 넘쳐.

장미여, 장미여, 붉은 장미여

들장미여.

 

사내아이는 말했네 내 너를 꺾을테야.

들에 핀 장미를.

장미는 말했네,꺾기만 해 봐라 찌를테야.

언제까지나 나를 잊지 않도록

나도 꺾이고 싶진 않은 것을

장미여, 장미여, 붉은 장미여

들장미여.

 

난폭한 사내아이는 꺾었네.

들에 핀 장미를.

장미는 거절하며 찔렀읍니다.

그러나 아무리 울어봐도 소용없는 것을--

장미는 꺾이고 말았읍니다.

장미여,장미여, 붉은 장미여

들장미여.

 

 

<추 억>

      Memory

 

포도꽃이 다시 필 때

포도주는 술통에 넘쳐 흐르네.

장미꽃이 다시 필 때

내 슬픔 알 길이 없네.

 

무엇을 어떻게 해도

눈물 흘러 볼을 적시네

무언지 알 수 없는 그리움이

내 가슴을 태우네.

 

그러나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에게 말하네

<이렇게 아름다운 그 옛날에

나를 위해 도리스의 마음 타 올랐지>

 

 

<리이나에게>

     To Liena

 

그리운 이여, 이 노래 책이

언젠가 그대 손에 다시 들어가거던

피아노 앞에 앉으시요

그 옛날 내 그대 곁에 서 있던.

 

우선 피아노를 울리며

그리고 그 책을 보시오.

읽어선 안돼요! 노래해야죠!

어디를 펴 보아도 오직 그대 위한 노래.

 

흰 종이에 씌어진 검은 글씨일 뿐

이 노래는 슬프게 나를 쳐다보네.

그대가 부르니 비로소 기쁨을 주고

듣는 이의 마음을 쥐여 찢을 수 있네.

 

 

*괴에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독일 최대의 문호. 24세 때<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 일약 문명을 날림. 바이마르 공국의 재상으로 쉴러와 함께 독일문학의 황금시대를 이룸. 고전주의 낭만주의 각 시대를 통하여 전인적업적을 남겼음.<빌헤름 마이스터><파우스트><시와 진실><색채론> 등 다수. 식물학,광물학,해부학 등 연구에도 평생을 힘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