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우화...............에머슨

바보처럼1 2007. 3. 27. 19:32

<우 화(寓話)>.................에머슨

        Fable

 

산과 다람쥐가

티격 태격 싸웠다.

<이 눈꼽만한 건방진 놈>하고 산이 부르자

다람쥐는 대답한다.

<너는 크기로야 무척 크다만

삼라만상과 춘하추동이

한데 합쳐져야

일 년이 되고

세계가 되느니라.

그러니 내 처지를

부끄럽게 여기진 않는다.

내가 너만큼 크진 못하지만

네가 나만큼 작지도 못하고

내 반만큼 날쌔지 못하지 않니?

물론 네가 나에게

매우 멋진 길이 되어주긴 하지만.

재능은 서로 다르다. 만물은 잘

현명하게 되어 있다.

내가 숲은 짊어질 순 없지만

너도 밤을 까지는 못한다.>

 

 

<콩코드 송(頌)>

        Ode to Concordia

                   -전적비 준공에 부치는 노래. 1837년 7월 4일-

 

강 위에 걸린 허름한 다리 옆

      4월의 미풍에 깃발 날리며

여긴 한때 무장한 농부들이 진을 치고

      온 세상 울려퍼진 총을 쏘았나니.

 

적은 오래 전에 말없이 잠들고

      승리자 역시 고이 잠들었노라.

시간은 바다로 흘러가는 검은 물결에

      무너진 다리를 휩쓸고 갔다.

 

이 푸른 강둑, 조용한 흐름 옆에

     오늘 정성들여 기념비를 세우노니

기억은 그들의 공적을 기리기를

     우리의 조상처럼 자손이 떠난 날에도.

 

그 영웅들을 감연히 죽게 하고

     그들의 자손을 자유롭게 하신 정령이여

시간과 자연에 일러 그들과 그대 위해 세우는 이 탑을

     고이 간직케 하옵소서!

 

 

<석남꽃(石南花)>

       A Flower of Rhododendron

 

         -왜 그 꽃이 피어났느냐는 물음에-

 

해풍이 우리의 고독에 스미어 드는 5월

나는 숲 속에서 갓 피어난 석남꽃이

느린 시내와 황야를 즐겁게 하기 위해

축축한 구석에 잎새 없는 꽃을 피우고 있는 걸 보았네.

새빨간 꽃잎들은 연못에 져서

그 화려한 아름다움으로 물을 검게 만드네.

여기 홍관조(紅冠鳥)가 깃털을 적시러 와서

제 옷 맵씨를 능가하는 그 꽃을 사모하리라.

석남꽃이여! 현인(賢人)이 그대에게

왜 이런 매력이 천지를 황폐케 하느냐 물으면

대답하라, 그대여, 눈이 보기 위해 있듯이

아름다움도 나름대로 있어야 한다고!

오, 장미에 맞먹는 꽃이여! 네가 왜 이런 곳에 있는지를

나는 물을 생각도 않고, 나는 이유도 몰랐네

다만 내 단순한 생각으론, 나를 오게 하신

한 전능한 분이 너도 거기 피게 했으리.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 미국의 사상가.시인. 하버드 대학을 수학,목사가 되었으나 곧 그 직을 떠나 저작과 강연, 여행으로 일생을 보냄.<논문집><대표적 인물론><자연론>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