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화(寓話)>.................에머슨
Fable
산과 다람쥐가
티격 태격 싸웠다.
<이 눈꼽만한 건방진 놈>하고 산이 부르자
다람쥐는 대답한다.
<너는 크기로야 무척 크다만
삼라만상과 춘하추동이
한데 합쳐져야
일 년이 되고
세계가 되느니라.
그러니 내 처지를
부끄럽게 여기진 않는다.
내가 너만큼 크진 못하지만
네가 나만큼 작지도 못하고
내 반만큼 날쌔지 못하지 않니?
물론 네가 나에게
매우 멋진 길이 되어주긴 하지만.
재능은 서로 다르다. 만물은 잘
현명하게 되어 있다.
내가 숲은 짊어질 순 없지만
너도 밤을 까지는 못한다.>
<콩코드 송(頌)>
Ode to Concordia
-전적비 준공에 부치는 노래. 1837년 7월 4일-
강 위에 걸린 허름한 다리 옆
4월의 미풍에 깃발 날리며
여긴 한때 무장한 농부들이 진을 치고
온 세상 울려퍼진 총을 쏘았나니.
적은 오래 전에 말없이 잠들고
승리자 역시 고이 잠들었노라.
시간은 바다로 흘러가는 검은 물결에
무너진 다리를 휩쓸고 갔다.
이 푸른 강둑, 조용한 흐름 옆에
오늘 정성들여 기념비를 세우노니
기억은 그들의 공적을 기리기를
우리의 조상처럼 자손이 떠난 날에도.
그 영웅들을 감연히 죽게 하고
그들의 자손을 자유롭게 하신 정령이여
시간과 자연에 일러 그들과 그대 위해 세우는 이 탑을
고이 간직케 하옵소서!
<석남꽃(石南花)>
A Flower of Rhododendron
-왜 그 꽃이 피어났느냐는 물음에-
해풍이 우리의 고독에 스미어 드는 5월
나는 숲 속에서 갓 피어난 석남꽃이
느린 시내와 황야를 즐겁게 하기 위해
축축한 구석에 잎새 없는 꽃을 피우고 있는 걸 보았네.
새빨간 꽃잎들은 연못에 져서
그 화려한 아름다움으로 물을 검게 만드네.
여기 홍관조(紅冠鳥)가 깃털을 적시러 와서
제 옷 맵씨를 능가하는 그 꽃을 사모하리라.
석남꽃이여! 현인(賢人)이 그대에게
왜 이런 매력이 천지를 황폐케 하느냐 물으면
대답하라, 그대여, 눈이 보기 위해 있듯이
아름다움도 나름대로 있어야 한다고!
오, 장미에 맞먹는 꽃이여! 네가 왜 이런 곳에 있는지를
나는 물을 생각도 않고, 나는 이유도 몰랐네
다만 내 단순한 생각으론, 나를 오게 하신
한 전능한 분이 너도 거기 피게 했으리.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 미국의 사상가.시인. 하버드 대학을 수학,목사가 되었으나 곧 그 직을 떠나 저작과 강연, 여행으로 일생을 보냄.<논문집><대표적 인물론><자연론>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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