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유월의 저녁.............게랭

바보처럼1 2007. 3. 30. 20:15

<유월의 저녁>..........게랭

       A Noght of June

 

비가 내렸다. 유월의 저녁, 들으라

활짝 열어 제친 창으로

잎새에서 잎새로 방울방울

소나기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판을 가로 질러

길가의 습기찬 먼지가 내뿜는

바닐라 냄새가 떠도는

가장 좋은 시간이다.

 

제비가 즐거워 수다를 떤다.

기우는 태양이 언덕 위에서

밤과 엇갈린다.

 

죽어가는 태양의 미소가

등나무의 창백한 몸통 위에서

비의 은빛 머리털을 씻긴다.

 

 

*게랭(George Maurice Guerin,1810-1839) : 프랑스의 시인. 문학에 전념했으나 인정을 못 받고 가슴을 앓다 무명으로 죽음, 사후 상드가 미완성의 산문시<켄타우르스>를 발표해 줌. 범신론적 자연에이 사랑과 기독교가 기본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