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슬픔.............뮈쎄

바보처럼1 2007. 3. 31. 00:17

<슬 픔>..................뮈쎄

      Sorrow

 

나는 내 힘과 삶을

또 벗과 기쁨을 잃었노라.

나의 천재를 믿게하던

자존심마저 잃었노라.

 

내가 진리에 눈떴을 때

그것이 벗이라고 믿었노라.

내 그를 알고 받아들였을 때

이미 싫어졌노라.

 

하지만 진리는 변치 않는 것.

따라서 진리를 모르고 지난 사람은

이 세상의 어느것 하나도 알지 못한다.

 

신은 말하길-- 인간은 신에게 대답해야 한다고.

이 세상 내게 남은 단 하나 재산은

때때로 눈물을 흘렸다는 것 뿐.

 

 

<소네트>

     Sonnet

 

가장 가까이서 마주하고 오직 사랑하리라.

속임수도,우회도,수치심도,거짓도 없이

욕망에 속지도,회한에 자지러지지도 않고,

언제나 그녀를 사모하며 더불어 살리라.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 고히 간직하여

언젠가 내 사랑의 꿈 이루리라.

그리고 광명 속에 자유로리 숨쉬리

이렇게 로레는 숨쉬고 그녀의 애인은 노래했노라.

 

걸음마다 숭고한 은총에 다가서는 그대

꽃에 덮인 머리 근심 없어 보이네.

사랑은 이렇게 해야한다고 말한 이는

정녕 그대 아닌가.

 

의심과 미움에 겨워 겉늙은 아이

당신의 말 귀 기우려 생각하고 이렇게 말하리라.

다시 인생을 살더라도

사랑은 이렇게 하겠노라고.

 

 

<이웃 여인의 커튼>

        The Curtain of Neighboring Woman

 

이웃 여인의 커튼이

천천히 걷히네

아마도 그녀가

   잠시 바람 쐬려 나가는지.

 

창문이 살며시 열리네

내 가슴은 두근거려

아마도 그녀가

   내 동정을 살피는 듯.

 

그러나 아! 그건 한낱 꿈.

이웃 여인은 풋내기 사내를 사랑한다오.

커튼 자락을 들어올린 건

   그녀가 아닌 바람이었네.

 

 

<산 책>

      A Walk

 

구름이 은빛 물들이는 숲 속에서

그림자는 하염없이 졸고 있고녀!

우리를 살짝 피해가는 것은

황혼이 아닌 여명(黎明).

여명이 되돌아 올 것을 알기에

희망이 피어나도록 버려둔 채

추억은 천천히 사라져가리.

 

 

<비가(悲歌)>

      Elegy

 

나 죽거든, 사랑하는 친구여

내 무덤 위에 버드나무를 심어다오.

그늘진 그 가지를 나는 좋아하느니

창백한 그 빛 또한 정겹고 그리워.

내 잠들 땅 위에

그 그늘 사뿐히 드리워다오.

 

                    -뤼시의 서두 에서-

 

 

*뮈쎄(Alfred de Musset,1810-1857): 프랑스 4대 난만시인의 한 사람으로 20세때 연상의 여류작가 조르즈 상드와의 사랑에서 얻어진<스페인 이탈리아 이야기>를 출판하여 화제가 됐다. 시집<밤>,희극<장난과 사랑><세기아의 고백>등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