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눈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프로스트

바보처럼1 2007. 4. 22. 13:53

<눈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이것이 누구네 숲인지 알 것 같다.

그의 집은 이 마을에 있지만

나 여기 서서 그의 숲에 눈 쌓이는 것을

바라보는 것을 그는 보지 못하리라.

 

나의 작은 말(馬)은 이상히 여기리라.

숲과 먼 호수 사이

근처 농가도 없는 곳에 멎는 것을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밤에.

 

말은 내게 무슨 잘못이라도 있느냐고 묻듯

마구에 붙은 방울을 흔들어 댄다.

그밖에 들리는 소리라곤 다만

연한 눈송이를 휩쓰는 거친 바람소리뿐.

 

숲은 아름답고 어둡고 깊다.

그러나 나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기 전에 몇 마일을 가야 한다. 

자기 전에 몇 마일을 가야 한다.

 

 

<목 장>

      The Pasture

 

샘이나 치러 나갈까해요

다만 물 위에 나뭇잎이나 건져 내려구요.

(물이 맑아지는 걸 지켜 볼지도 모르겠어요)

오래 걸리지는 않을거예요. 함께 가시죠.

 

엄마소 곁에 있는

어린 송아지를 데리러 가려구요.

어무 어려서요

엄마소가 핥으면 비틀거려요.

오래는 걸리지 않을거예요, 함께 가시죠.

 

 

<걸어보지 못한 길>

      The Road Not Taken

 

단풍 든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지요.

한 몸으로 두 길을 다 가볼 수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오래 서서

잔나무 숲속으로 접어든 한 길을

끝간 데까지 바라보았지요.

 

그러다가 다른 하나의 길을 택했지요.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것 같았어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했지만요.

 

서리 내린 낙엽 위엔 아무 발자국도 없이

두 길은 그날 아침에

똑같이 놓여 있었어요.

아, 먼저 길은 훗날 걸어 보리라! 생각했지요

인생 길이 어떤지 알다시피

다시 오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

나는 한숨지며 얘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속에 나 있었지, 그래 나는ㅡ

나는 사람들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건 아주 중대한 일이었다고.

 

 

*프로스트(Robert Frost, 1875-1963);뉴잉글랜드 농촌에 살면서 농민의 소박한 생활과 자연풍정을 실감 있게 묘사하여 미국 국민 시인으로서 존경을 받음. 전후 3회의 퓰리쳐상을 받음.<보스톤의 북쪽>등 시집.

'세계의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별........라스커 쉴러  (0) 2007.04.22
가을날.........릴케  (0) 2007.04.22
묘비명............드.라.메어  (0) 2007.04.22
시들은 꽃............아크발  (0) 2007.04.22
편지..........바르뷔스  (0) 2007.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