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http://on.to/nara
헤르만 헤세 박물관 건립위원회 http://www.hermannhessemuseum.com/index.htm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에>
Because I Love You
당신을 사랑하기에 밤에 나는
그토록 설레며 당신께 가서 속삭였지요.
당신이 나를 영원히 못잊도록
당신의 마음을 따 왔었지요.
당신의 마음은 나와 함께 있으니
좋든 싫든 오로지 내 것이라오.
설레이며 불타오르는 내 사랑에서
어느 천사라 해도 그대를 데려가진 못해요.
<나는 하나의 별>
I am a Star
나는 하늘에 달린 하나의 별
세상을 내려다 보고 멸시하지요.
그리고 내 정열 속에 타 버려요.
나는 바다, 밤이면 격노 하지요.
낡은 죄에 새 죄를 덮쳐서
무서운 희생을 요구하며 설레는, 비탄의 바다라오.
나는 그대들의 세상에서 쫓기어
자만하게 자랐고 자만에 속았지요.
나는 나라 없는 왕이라오.
나는 말없는 정열.
집안엔 난로도 없고 전쟁엔 칼도 없지요.
그리고 내 힘에 병들고 있지요.
<들을 지나>
Over the Field
하늘에 구름이 흐릅니다.
들에 바람이 붑니다.
들을 지나 방황하는 자는
우리 어머니의 유랑의 아들입니다.
길 가에 나뭇잎이 딩굽니다.
나무에 새들이 지저귑니다.
나의 고향은 어디쯤 있는지
산 너머 저 먼 곳인가.
<희 장미>
White Rose
너는 죽음에 몸을 맡긴 채
잎새 위에 서럽게 얼굴을 뉘인다.
유령 같은 빛을 숨쉬며
희푸른 꿈을 띠고 있다.
허지만 노래마냥
마지막 가냘픈 빛을 띠며
아직도 하룻밤을
달콤한 네 향기 방안에 스민다.
네 어린 영혼은 불안스럽게
이름 없는 것을 더듬거리다
내 가슴에서 웃으며 죽는다.
내 누이인 흰 장미여.
<안개 속을>
In Fog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신기하다.
덤불과 돌은 저마다 외롭고
나무들도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들 다 홀로다.
내 인생이 아직 밝던 때는
세상은 친구로 가득했다.
하지만 지금 안개 내리니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인간을 어쩌지도 못하게
슬금히 떼어놓는 어둠을
전혀 모르는 이는 모든 면에서
진정 현명하다고 할 수 없다.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신기하다.
산다는 것은 외롭다는 것이다.
사람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모두가 다 혼자이다.
<가을날>
Autumn
숲 가의 가지들 금빛에 타오를 때
나는 홀로 길을 갑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몇 번이아 둘이서 걸었읍니다.
이 좋은 날에
오랫 동안 마음에 지니고 있던
행복도 슬픔도 나에게서
이제 먼 향기 속으로 사라졌읍니다.
잔디풀 태우는 연기 속에서
농부의 아이들이 뛰어 놉니다.
거기 나도 끼어들어 어린이와 더불어
가락 맞춰 노래 합니다.
<방 랑>
Wandering
ㅡ크눌프를 생각하며ㅡ
슬퍼하지 말아요. 이내 밤이 됩니다.
밤이 되면 파아란 들 위에
싸늘한 달이 살며시 웃는 것을 바라보며
서로 손 잡고 쉬어요.
슬퍼하자 말아요, 이내 때가 옵니다.
때가 오면 쉬어요, 우리들의 작은 십자가
밝은 길가에 둘이 서로 서 있을 거예요.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오갈 것입니다.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
Falling Leaves
내 앞에 낙엽 하나
바람에 날려 갑니다.
방랑과 청춘과 사랑도
때가 있고 끝이 있지요.
낙엽은 가는 길이 따로 없어
바람부는 대로 헤맵니다.
필경 숲속이나 늪속에 깃들겠지요
나의 방랑의 길은 어디일까요?
<나는 여인들을 사랑해요>
I Love Women
나는 천 년전 시인들이
사랑하고 노래한 여인들을 사랑해요.
나는 허물어진 성터가 옛적에
왕족을 슬퍼하는 고을들을 사랑해요.
나는 오늘의 사람들이 이미 지상에서 사라져버릴 때
다시 일어날 고을들을 사랑해요.
나는 여인들을 사랑해요, 날씬하고 신비한
태어나지 않는 세월의 성 속에 쉬고 있는 여인들
그 여인들은 어느 때건 별처럼 파아란 아름다움이
내 꿈의 아름다움과 닮을 거예요.
<내 사랑>
Love Song
내 고향은 어디에 있을까요?
내 고향은 조그마합니다.
이 곳에 있다가는 저 곳으로 옮아 가지요.
내 마음을 함께 안고 갑니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주지요.
내 고향은 바로 당신입니다.
<엘리자베드>
Elizabeth
높은 하늘의
흰 구름처럼
엘리자베드여, 그대는
순결하고 예쁘고 멀리 있읍니다.
구름은 흐르며 헤매는데
그대는 언제나 무정할 뿐.
하지만 깊고 어두운 밤중에
구름은 그대 꿈을 스쳐갑니다.
스쳐간 구름이 은처럼 빛나서
그 후론 언제까지나
하얀 구름에
그대는 달콤한 향수에 젖습니다.
<편 지>
A Letter
서쪽에서 바람이 불어 옵니다.
보리수 거세게 술렁대며
달님이 나뭇가지 사이로
내 방 속을 엿보고 있읍니다.
나를 버리고 떠나간
사랑하는 여인에게
긴 편지를 썼읍니다.
달님이 종이 위를 비쳐줍니다.
부드럽고 고요한 달빛이
글자 위를 스쳐갈 때
내 마음 울음으로 무너져
잠도, 달님도, 저녁 기도도 잊었읍니다.
*헷세(Herman Hesse, 1877-1962);독일의 시인,소설가.스위스로 귀화한 그는<데미안><싯달다>등 많은 소설을 남겼으며<유리알 유희>로 1946년 노벨문학상수상.현대 <독일의 양심>이며 동양적 신비에의 동경이 저류에 흐름.<페터 카멘진트><바퀴 밑에서><나르찌스와 골드문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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