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모네>
Anemone
흔들이면서ㅡ 아네모네
대지는 차갑고 아무 것도 아닙니다.
거기 그대의 머리숱이 웅얼거립니다.
믿음의 한 마디 말, 빛의 한 마디 말.
가진 것이 없는 대지
그는 오직 힘만 있으며
그대 가벼운 꽃이
말없이 그 쪽으로 빨려갑니다.
흔들이면서ㅡ 아네모네
그대는 믿음, 빛을 심고 있네
언젠가 여름이 그 위대한 꽃 속에서
왕관처럼 뛰쳐나온 그 믿음, 그 빛.
*벤(Gottfried Benn, 1886-1956): 독일의 시인.의학을 전공,1,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고 만년에는 의사 개업. 전후에 문단에 복귀 게오르게 이후 가장 강력한 시인으로 일컬어지며 그의 작품은 릴케에 버금 가리만큼 젊은 세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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