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사랑이 싹틀 때.............李 商隱

바보처럼1 2007. 7. 16. 14:33

<사랑이 싹틀 때>

             李 商隱

 

八歲偸照鏡  長眉已能畵

팔세투조경  장미이능화

十歲去踏靑  芙蓉作裙

십세거답청  부용작군차

十二學彈箏  銀匣不曾

십이학탄쟁  은갑부증사

十四藏六親  縣知猶未家

십사장육친  현지유미가

十五泣春風  背面

십오읍춘풍  배면추천하

 

여덟 살 때.

거울을 몰래 들여다보고

눈썹을 길게 그렸지요.

 

열 살 때.

나물 캐러 다니는 게 좋았어요.

연꽃 수놓은 치마를 입고.

 

열두 살 때.

거문고를 배웠어요.

은갑(銀匣)을 손에서 빼지 않았죠.

 

열네 살 때.

곧잘 부모 뒤에 숨었어요.

남자들이 왜 그런지 부끄러워서.

 

열다섯 살 때.

봄이 까닭없이 슬펐어요.

그래서 그넷줄 잡은 채 얼굴 돌려 울었어요.

 

 

*투: 몰래

*장비: 눈썹을 길게 그리는 것.

*답청: 나물을 뜯는 것.

*부용: 蓮의 별명.

*군차: 치마.(잠방이 차:몸에 착 달라붙는 바지)

*탄쟁: 쟁을 타는 것. 箏은 絃이 열셋인 아기. 譯詩에서는 거문고로 해 두었다.

*은갑: 거문고를 뜯을 때 손가락에 끼는 골무 . 사슴의 뼈로 되어 있다.

*사: 손에서 빼는 것.(풀 사)

*장육친: 가족 뒤에 숨는 것. 육친은 부모,형제 처자를 말하는 데, 여기서는 가까운 친척을 가리킨 것.

*현지: 남이 꼭 알고 있을 듯하다.

*배면; 얼굴을 돌림.

*추천: 그네

*원제는 <無題>. 李 商隱은 대부분의 愛情詩에 <無題>라는 제목을 붙이는 버릇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