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인과 낙타>
한 아랍인이 어느 추운 날 밤 천막 안에 앉아 있는데, 커튼이 조용히 위로 올려지며 그의 낙타가 머리를 디밀고 들여다보는 것이 눈에 띄었다.
"무슨 일이냐?"하고 그가 친절하게 물었다.
"주인님, 춥습니다." 하고 낙타가 말했다.
"제발 저의 머리를 천막 안에 넣고 있도록 해 주십시오."
"좋도록 하거라."하고 그 너그러운 아랍인은 대답했다.
그래서 낙타는 천막 안에 머리를 넣고 서 있게 되었다.
"목도 좀 따듯하게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낙타가 잠시 후에 다시 부탁했다. 아랍인은 쾌히 승낙했다. 그러자 낙타의 목이 천막 안으로 쑥 들어왔다. 낙타는 머리를 좌우로 불안스럽게 돌리다가 이윽고 말했다.
"이런 자세로 서 있으니 도무지 거북하군요. 저의 앞다리를 천막 안으로 넣어 보았자 별로 많은 자리를 더 차지하지는 않을 텐데요."
"천막 안에 너의 다리를 넣으려무나."하고 아랍인은 말했다.
그러나 천막은 조그만 것이어서 자리를 내기 위해 그는 몸을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낙타는 또 입을 열었다.
"이런 자세로 서 있자니 천막이 열려 있게 되어 둘 다 춥군요. 그것보다는 제가 몽땅 안으로 들어가면 안 될까요?"
"그러렴."하고 아랍인은 말했다.
그의 동정심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기가 기르고 있는 동물에게까지 미쳤다.
"네가 원하는 대로 몽땅 안으로 들어오너라."
그러나 이젠 천막이 너무 작아서 둘이 있을 수가 없었다.
"결국 제 생각은요...... "하고 나타는 몸을 안으로 쑤셔 넣으면서 말했다.
"여기는 둘이 함께 있기에는 너무 비좁습니다. 주인님께서 저보다 몸이 작으니까 밖에서 서 계시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편안하게 있을 수 있잖아요."
이렇게 말하며 낙타가 슬쩍 밀어 버려 아랍인은 눈 깜짝할 사잉에 천막 밖으로 밀려 나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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