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뜨락]성발바닥 | ||
사하라의 노을을 넘다가
신발을 벗고 동쪽을 향해
무릎 꿇는다
모래비탈에 입맞추며 기도하는
흰옷 입은 모슬렘 사내
왜 엎드린 사람의 키가 더 클까
위대한 건 신이 아니라
모래로 빚어진 나그네다
흙먼지에 수만금 갈라진 聖발바닥
옷자락 날리며 핏빛 산맥을 다시 걸어가는
모래만 내짚는 모랫덩이의
맨꿈, 맨뒤꿈치
그 삼억만 년 퇴적된.
-김수우 시집 ‘붉은 사하라’(애지)에서
2005.09.15 (목) 2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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