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성발바닥

바보처럼1 2007. 8. 5. 13:00
[시의 뜨락]성발바닥
聖발바닥

사하라의 노을을 넘다가

신발을 벗고 동쪽을 향해

무릎 꿇는다

모래비탈에 입맞추며 기도하는

흰옷 입은 모슬렘 사내

왜 엎드린 사람의 키가 더 클까

위대한 건 신이 아니라

모래로 빚어진 나그네다

흙먼지에 수만금 갈라진 聖발바닥

옷자락 날리며 핏빛 산맥을 다시 걸어가는

모래만 내짚는 모랫덩이의

맨꿈, 맨뒤꿈치

그 삼억만 년 퇴적된.

-김수우 시집 ‘붉은 사하라’(애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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